로고

K-방산의 문턱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논란이 바꾼 게임의 규칙

-외국인 임원 ‘사전 승인제’ 도입… 기술과 인사의 경계선 다시 그어지다
-글로벌 인재 확보 vs 기술 유출 차단… 방산 산업의 두 얼굴 충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가 촉발한 제도 전환… 9월 시행 이후가 분수령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3/21 [09:58]

K-방산의 문턱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논란이 바꾼 게임의 규칙

-외국인 임원 ‘사전 승인제’ 도입… 기술과 인사의 경계선 다시 그어지다
-글로벌 인재 확보 vs 기술 유출 차단… 방산 산업의 두 얼굴 충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가 촉발한 제도 전환… 9월 시행 이후가 분수령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6/03/21 [09:58]

 

본문이미지

▲ 공군기엔진 개발(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외신문/전용현 기자]한국 방위산업이 ‘속도’에서 ‘통제’로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가 있다.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외국인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했던 선택이, 산업 전체의 규칙을 바꾸는 촉발점이 됐다.

 

이번 방위사업법 개정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다. 방산기업의 인사 구조 자체를 국가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구조 변화다. 앞으로 외국인 또는 복수국적자가 임원이나 핵심 기술 인력으로 참여하려면 방위사업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의 심장부에 ‘보안 필터’가 설치된 셈이다.

 

그동안 K-방산은 빠른 의사결정과 민간 중심 경영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방산 시스템, 우주 사업까지 확장하며 한국 방산의 대표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글로벌 인재 영입 과정에서 제기된 기술 유출 우려는 산업의 취약 지점을 드러냈다.

 

개정안의 핵심은 ‘3단계 통제 구조’다. 먼저 기업은 외국인 채용 전 상세한 기술 접근 범위와 보안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방위사업청이 최대 60일 동안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승인 이후에도 정기 점검이 이어지며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 단발성 허가가 아닌, 지속 감시 체계가 작동하는 구조다.

 

이 변화는 방산 산업을 ‘시장 산업’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술 하나가 무기 체계 전체를 좌우하는 영역에서, 인력 자체가 곧 보안 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다른 고민이 동시에 제기된다. 유럽과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현지 네트워크와 경험을 갖춘 글로벌 인재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기술 협력과 공동 생산 단계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규제는 양날의 검이 된다. 기술을 보호하는 안전장치인 동시에, 기업의 기동성을 제한하는 구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승인 절차가 길어지거나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례는 이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확장을 위해 선택한 인재 전략이, 역설적으로 국내 규제 강화의 계기가 된 것이다.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가 마주한 구조적 질문이다.

 

앞으로의 핵심은 ‘균형의 설계’다. 기술을 지키는 동시에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제도적 정교함이 요구된다. 승인 기준의 명확성, 심사 속도의 예측 가능성, 기업과 정부 간 신뢰 구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9월 시행 이후가 진짜 시험대다. 제도가 산업을 보호하는 울타리가 될지, 아니면 성장의 속도를 늦추는 벽이 될지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결정된다.

 

 

K-방산은 지금, 엔진의 출력만이 아니라 방향을 조정하는 순간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조종간은 이제 기업만이 아니라 국가와 함께 잡게 됐다.

이 기사 좋아요
기자 사진
내외신문 인천본부 기자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