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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을 넘어 자본시장 개혁으로…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의 대전환

-은행 중심 구조에서 자본시장 중심 경제로의 이동 필요성 제기
-지주회사 회장 권한 구조부터 금융감독 체계까지 전면 재설계 요구
-디지털 금융과 토큰증권 시대, 한국 금융의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3/20 [09:43]

사법개혁을 넘어 자본시장 개혁으로…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의 대전환

-은행 중심 구조에서 자본시장 중심 경제로의 이동 필요성 제기
-지주회사 회장 권한 구조부터 금융감독 체계까지 전면 재설계 요구
-디지털 금융과 토큰증권 시대, 한국 금융의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3/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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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 로고    

 

[내외신문/전태수 기자] 대한민국은 오랜 시간 ‘사법개혁’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중심으로 국가 시스템을 논의해왔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 권한의 재조정, 권력기관 개편 등은 분명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는 더 이상 사법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성장의 정체, 자산 불평등의 심화, 산업 경쟁력의 약화는 모두 금융과 자본시장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이제 논의의 중심은 사법을 넘어 자본시장과 금융개혁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 중심 구조’다.

 

기업 자금 조달의 상당 부분이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곧 금융이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기보다 과거의 담보 중심 구조에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은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혁신 산업이나 스타트업, 콘텐츠 산업, 디지털 경제 영역에는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자본의 흐름이 막히는 병목 현상을 반복해왔다.

 

이 구조의 핵심에는 은행지주회사 체제가 있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회장 중심의 강력한 권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지주회장은 계열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사실상 통합 지배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견제 장치 없이 유지되면서 내부 통제의 약화와 사익 추구 가능성을 동시에 키워왔다는 점이다. CEO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 내부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 장기 집권 구조는 금융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훼손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은행지주회사 회장 제도는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우선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의 권한을 분산하고,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실질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회장 선임 과정에 공공성과 투명성을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일정 기간 이상 동일 인물이 지배 구조의 정점에 머무르는 것을 제한하는 임기 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융은 공공성과 시장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인 만큼, 권력 집중은 곧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 체계 역시 개편이 불가피하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원화된 구조 속에서 정책과 감독 기능을 나누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대응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정책 결정과 감독 기능의 분리 자체는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통합적 컨트롤타워 구축이 요구된다. 특히 디지털 금융과 가상자산, 토큰증권 등 새로운 금융 영역에서는 빠른 판단과 일관된 규제가 필수적이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구조적 혁신이 더욱 절실하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소액주주 보호 미흡, 낮은 배당 성향, 순환출자 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 권리 강화, 집중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 확대, 전자투표 활성화 등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또한 기업의 자금 조달 구조를 은행 대출 중심에서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연기금과 공적 자금이 혁신 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운용 규제를 완화하고, 장기 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금융 혁신 역시 중요한 축이다. 블록체인 기술과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등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한국은 아직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러한 혁신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고, 은행과 증권사, 핀테크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자본의 흐름을 혁신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국가 금융 주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글로벌 금융 질서가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이중 구조 전략이 필요하다. 은행 기반 디지털 원화 시스템과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공존 모델을 통해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금융의 지역 균형 역시 중요한 과제다. 현재 금융 자본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지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역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 기반 투자 펀드와 정책금융을 통해 지방 산업과 스타트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대한민국 금융개혁의 방향은 명확하다. 권한이 집중된 구조를 분산하고, 폐쇄적인 시스템을 개방하며, 과거의 담보 중심 금융에서 미래 가치 중심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일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제조업 중심의 성장 모델과 은행 중심 금융 시스템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에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본이 혁신으로 흐르고, 금융이 산업을 이끌며,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사법개혁이 권력의 문제였다면, 금융개혁은 미래의 문제다. 그리고 이 두 축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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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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