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는 이종찬 광복회장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이해학 목사 등 광복회원과 시민들이 참석했으며, 백범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유네스코가 지정한 ‘김구의 해’를 맞아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임시정부 시기와 해방 이후 김구 선생의 삶을 담은 ‘백범일지’ 최초 출판본 원본과 희귀 사진 등 10여 점의 자료가 공개되었다. 이는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어떤 가치 위에서 탄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기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행사를 거창하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애국선열의 후손들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글과 뜻을 되새기며 문화 강국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가 ‘김구의 해’로 지정된 만큼 기념 현판을 걸고 귀중한 사진과 자료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백범 선생의 글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헤아려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백범일지’ 초판본이었다.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기록이자 대한민국의 국가 철학이 담긴 문헌으로 평가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김구 선생의 사상이 오늘의 세계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유네스코가 올해를 ‘김구의 해’로 지정한 것은 유네스코 설립 취지와 김구 선생의 철학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유네스코 헌장 역시 교육과 문화의 힘으로 의혹과 불신을 극복하고 평화로 나아가자는 정신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범일지에는 인류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문화라는 말씀이 나온다”며 “우리가 문화의 근원이 되어 세계 평화를 이루자는 김구 선생의 비전은 유네스코 정신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이 확산되는 지금, 김구 선생의 사상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며 김구 선생의 유명한 표현을 인용했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를 말하셨고, 뺏는 자유가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자유를 강조하셨다.”
이 말은 단순한 윤리적 가르침을 넘어 민주주의 사회가 어떤 가치 위에서 운영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철학이라는 평가다.
백범 김구가 남긴 가장 유명한 문장 가운데 하나는 “내가 원하는 나라는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문화의 힘이 강한 나라”라는 구절이다. 이 문장은 한국 독립운동의 방향을 단순한 군사적 승리나 정치적 권력 획득이 아닌 문화적 가치와 인간의 품격에 두었던 점을 보여준다.
김구가 꿈꾼 나라는 힘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제국이 아니라 문화와 도덕으로 존경받는 나라였다.
광복회는 이날 행사를 통해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올해를 ‘김구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기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신년 음악회를 시작으로 국제학술대회와 특별 강연회가 개최되며, 하반기에는 김구 문화제와 학술총서 발간 등 다양한 문화·학술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광복회는 또한 광복회관을 대한민국 정체성을 상징하는 역사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행사의 의미는 단순한 역사 기념에 머물지 않는다. 광복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그 정신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함께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복은 단순히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국을 세우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역사 위에서 탄생한 민주공화국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광복의 정신은 자주독립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수호와도 직결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둘러싼 갈등과 위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내란 종식’이라는 역사적 과제로 바라보기도 한다.
민주공화국의 체제를 위협하는 어떤 시도도 결국 광복의 정신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는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였다.
백범 김구 역시 독립운동을 단순한 정치 투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보았다.
그가 강조했던 ‘문화 강국’이라는 개념 역시 물질적 힘보다 인간의 정신과 자유가 중심이 되는 국가를 의미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성장했다. K-팝과 영화, 드라마, 콘텐츠 산업은 세계 문화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구가 말한 문화 강국은 단순한 산업적 성공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가 말한 문화는 인간의 품격, 민주주의, 자유, 평화를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이었다.
따라서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는 단순히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해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 철학을 다시 생각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복회가 올해를 ‘김구의 해’로 지정하며 교육과 축제, 학술 연구를 함께 추진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복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가치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백범 김구가 남긴 ‘나의 소원’은 단순한 개인의 꿈이 아니라 한 나라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이었다.
그 꿈은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질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