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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혁명의 다음 단계, 무선 충전 도로 시대

-달리는 도로 위에서 전력 공급되는 ‘전기 고속도로’

-배터리 의존 줄이고 전기차 가격 혁신 이끈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의 핵심, 인프라와 표준 선점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6/03/09 [08:08]

전기차 혁명의 다음 단계, 무선 충전 도로 시대

-달리는 도로 위에서 전력 공급되는 ‘전기 고속도로’

-배터리 의존 줄이고 전기차 가격 혁신 이끈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의 핵심, 인프라와 표준 선점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6/03/0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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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의 핵심은 자기 공명 유도 방식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차량에 전력이 공급되는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충전을 위해 차량을 멈춰 세워야 했던 기존 전기차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도로 자체가 거대한 전력망 역할을 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인프라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도로를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시작했고, 이는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산업, 물류 산업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거대한 기술 혁신으로 평가된다.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의 핵심은 자기 공명 유도 방식이다. 도로 밑에 설치된 송신 코일에서 생성된 자기장이 차량 하부의 수신 장치와 공명하면서 전력이 전달되는 구조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술에서 출발한 이 방식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자동차 산업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특히 최근 실증 기술에서는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전력 전달 용량도 100킬로와트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고속도로 주행 환경에서도 실용적인 충전이 가능해졌다. 에너지 전달 효율 역시 90퍼센트 이상을 기록하면서 기존 유선 충전 방식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은 배터리 비용이 차지한다.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차량 가격이 상승하고 차량 무게도 증가한다. 그러나 도로에서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경우 차량 가격은 크게 낮아질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대중화를 가속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동시에 차량 무게 감소로 주행 효율도 개선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무선 충전 도로를 추진하는 국가는 스웨덴이다. 스웨덴 정부는 2045년까지 약 3000킬로미터 규모의 전기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하며 관련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전기차 산업뿐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전략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 역시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도심 구간에 무선 충전 도로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실제 차량이 주행 중 전력을 공급받는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물류 산업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물류 트럭은 전기차 전환이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꼽혀왔다. 장거리 운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고 충전 시간도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선 충전 도로가 도입되면 장거리 운행 중에도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물류 산업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버스와 같은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대중교통 역시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의 주요 적용 대상이다. 버스 노선에 무선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면 차량은 운행 중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충전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도시 교통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될 경우 더욱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차량이 스스로 도로를 따라 움직이며 동시에 에너지를 공급받는 구조가 완성된다면, 물류 산업에서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자동화 운송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무선 충전 도로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건설 비용이다. 현재 무선 충전 도로 건설 비용은 일반 도로 대비 약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로 밑에 전력 송신 장치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규모가 매우 크다.

 

또 다른 문제는 표준 규격이다. 자동차 제조사와 국가마다 사용하는 기술 규격이 다르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 표준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과 반도체, 정보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무선 충전 도로 분야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선 충전 도로를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 전략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로는 전력망과 데이터망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 투자, 그리고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경우 한국 역시 글로벌 전기 고속도로 경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지금 단순히 자동차 기술의 경쟁이 아니라 인프라 경쟁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도로 위에서 에너지가 흐르는 시대가 열리면서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산업, 도시 인프라 구조가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도로 위에서 전기가 흐르는 미래는 더 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시작된 산업 혁명이며, 누가 먼저 인프라를 구축하고 표준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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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경제부장
man9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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