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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부동산 자동가치산정, 왜 지금 한국에 가장 중요한 제도적 실험인가

감정평가·플랫폼·프롭테크·금융업계 모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누가 기준을 만드는가가 10년 후 시장 권력을 결정한다

표준 설정의 골든타임, 지금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조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5/11/17 [12:36]

AI 기반 부동산 자동가치산정, 왜 지금 한국에 가장 중요한 제도적 실험인가

감정평가·플랫폼·프롭테크·금융업계 모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누가 기준을 만드는가가 10년 후 시장 권력을 결정한다

표준 설정의 골든타임, 지금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조동현 기자 | 입력 : 2025/11/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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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의 부동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경제 성장을 이끄는 핵심은 창의적 인재와 첨단 기술이다.    

 

AI 기반 부동산 자동가치산정(AVM·Automated Valuation Model)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한국의 부동산 평가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짜는 문제다.

 

지금까지의 평가시장은 감정평가사의 경험과 기관별 기준에 크게 의존해왔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에서도 서로 다른 가격이 나오는 구조적 불일치가 반복됐고,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는 만큼 주관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AVM의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이유는 이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방대한 거래 데이터, 지역·물건 특성, 금융 변수를 통계·AI로 분석해 ‘일관된 기준’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작동했다. 그러나 정작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지점은 기술의 수준이 아니다. “AVM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표준을 누가, 어떤 절차로 만드는가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의 관심도 기술보다 ‘표준 선점’에 쏠려 있다. 감정평가사협회는 자체 AVM을 만들어 정책에 반영하려 하지만, 감독기관이 시장 참여자가 되는 구조는 심각한 이해상충을 낳을 수 있다.

 

KB·한국부동산원 등 기존 시세 플랫폼도 AVM 경쟁에 뛰어들었고, 각종 세미나에서는 특정 기관의 모델을 띄우는 프레임이 노골적으로 등장한다. 프롭테크 기업들은 반대로 ‘독립성’을 내세운다.

 

XAI Land 같은 기업들은 AI 기반 자동가치산정모형을 이미 상용화하며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독립 모델”을 강조한다. 게다가 금융기관의 자체 평가 시스템도 얽혀 있어 논란이 더 복잡하다.

 

KB국민은행이 내부 조직으로 담보평가를 해온 것에 대해 감정평가사협회가 법령 위반 소지를 제기했고, 대출·시세 산정 기능이 한 기관에 묶여 있는 구조는 AVM 도입 이후 더 큰 이해상충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약하면 지금 한국 부동산평가 시장은 ‘기술 경쟁’이 아니라 ‘표준을 누가 쥘 것인가’라는 권력 경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의 기준 변화는 중요한 참고가 된다. 미국은 2024년 AVM 품질관리 기준을 제정하면서 ‘이해상충 방지’를 최우선 원칙으로 명시했다. 집값을 산정하는 기관이 대출 결정이나 시장 정보 제공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이다.

 

또한 데이터 조작 방지, 무작위 표본 검증, 차별 금지 등 신뢰와 공정성을 강화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유럽 역시 도입 초기지만 기술보다 절차·독립성·검증 체계를 먼저 세우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선진국들이 기술적 정교함보다 ‘표준 설계의 공정성’을 우선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표준을 잘못 만들면 평가는 더 정교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왜곡되기 때문이다. 특정 업계가 유리한 방향으로 표준이 설계되면, AVM은 기존의 한계를 해결하는 대신 새로운 불평등·독점을 만들 수 있다.

 

 

한국은 지금 ‘골든타임’에 서 있다. AVM 도입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금이라면 기술보다 절차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

 

감정평가 감독기관과 시장 서비스 제공자 역할은 명확히 분리돼야 하고, 정부·민간·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독립적 AVM 품질관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 투명성, 오류·편향 검증, 이해상충 방지 구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공정한 표준은 AVM을 한국 평가체계의 신뢰 기반으로 만드는 반면, 공정하지 않은 표준은 기존 혼란에 새로운 위험을 더한다.

 

AVM은 기술이 아니라 절차의 문제이며, 표준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부동산 시장의 평가 기준과 시장 질서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의 선택이 한국 부동산 가치평가 체계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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