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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복지의 꿈이 재정의 덫으로… 국가 부채 114%..프랑스 IMF 가나?

감세와 과잉 지출의 충돌, 마크롱 정부의 위험한 실험

노동 생산성 하락과 정치 분열, 복지 모델의 한계 노출

유로존 통화제약 속 금리 폭등, 신용도 추락의 악순환

프랑스의 교훈, 한국은 더 타이트한 재정 관리로 대응해야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5/11/10 [10:26]

프랑스, 복지의 꿈이 재정의 덫으로… 국가 부채 114%..프랑스 IMF 가나?

감세와 과잉 지출의 충돌, 마크롱 정부의 위험한 실험

노동 생산성 하락과 정치 분열, 복지 모델의 한계 노출

유로존 통화제약 속 금리 폭등, 신용도 추락의 악순환

프랑스의 교훈, 한국은 더 타이트한 재정 관리로 대응해야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5/11/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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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지트 마크롱    

 

프랑스가 유럽의 ‘경제 시한폭탄’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졌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114%를 넘어섰으며, 재정적자 비율은 -5.8%에 이르러 유럽연합(EU) 재정준칙 기준치(3%)를 훌쩍 초과했다.

 

한때 복지와 문화, 산업을 조화롭게 결합한 ‘프랑스식 사회 모델’은 자부심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과잉 지출과 감세의 충돌로 인해 지속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유럽의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 금리는 3.6%에 육박해 그리스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보다 프랑스를 더 못 믿는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단순히 복지 지출이 많아서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집권 이후 “기업 친화적 프랑스”를 내세우며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단행했다. 자산가에게 부과하던 부유세를 폐지하고, 법인세를 33%에서 25%로 낮췄으며, 자본소득세와 부동산세까지 완화했다.

 

그러나 감세로 인한 세수 감소를 보완할 새로운 재원 마련이나 지출 절감이 동반되지 않았다. 프랑스 회계감사원은 이 정책으로 인해 매년 500억 유로(약 82조 원)의 세수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정부지출은 GDP의 57.1%에 달하며 유럽 내에서도 압도적인 수준으로 유지됐다. 복지비뿐 아니라 기업지원금, 공공서비스 유지비, 에너지 보조금 등이 모두 확대된 결과였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급한 보조금 규모는 천문학적이었다. 유로존의 제로금리 덕에 수년간 버텼던 재정 구조는 금리 인상과 함께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다.

 

프랑스 경제의 또 다른 문제는 노동 생산성의 정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프랑스는 노동시간당 생산성이 높은 국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치는 반면, 국민들은 여전히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의 주당 법정 근로시간은 35시간으로, 유럽 주요국 중 가장 짧은 편이다.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무시간 단축과 높은 복지 수준을 고수하는 국민적 정서는 정부의 개혁 시도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실제로 마크롱 정부가 예산 절감을 위해 공휴일을 줄이자고 제안했을 때, 프랑스 국민의 84%가 반대했다.

 

감세 혜택을 받은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늘리기는커녕 중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것도 국민 불신을 키웠다.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고, 서민의 유류세만 올린 정부에 대한 분노는 거리의 ‘노란 조끼’ 시위로 폭발했다.

 

이 사건은 프랑스 사회가 ‘노동-복지-조세’ 구조의 불균형을 얼마나 심각하게 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정치적 혼란은 위기를 더 키우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여소야대 구조로, 극좌와 극우가 동시에 존재하는 ‘정치적 카오스’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중도연합 앙상블르(Ensemble)는 전체 의석의 28%에 불과하며, 정부 예산안은 매번 야당의 반대로 교착 상태에 빠진다.

 

최근에는 극좌와 극우가 손잡고 총리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 결과 총리가 사퇴했고, 프랑스 정부는 사실상 ‘정책 공백기’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시장의 불안심리가 증폭되면서 국채 금리는 더 올랐고, 유로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신임 총리 르꼬르니는 부유세 재도입을 통해 재정안정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프랑스 국민 다수는 조세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GDP 대비 조세부담률이 45.6%로 EU 최고 수준에 이르는 상황에서, 더 많은 세금은 정치적 폭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문제는 통화정책 제약에서도 비롯된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프랑스는 자국 경제가 위기에 빠져도 독자적으로 통화를 발행하거나 금리를 조정할 수 없다.

 

만약 프랑스가 독자통화인 프랑을 유지했다면 경기침체 국면에서 통화 완화를 통해 일정 부분 회복을 시도할 수 있었겠지만, 유로존 체제에서는 독일 등 긴축 국가들의 반대에 막혀 있다.

 

이 때문에 ‘돈을 풀 수도, 세금을 올릴 수도 없는’ 이중의 덫에 갇힌 셈이다. 더욱이 프랑스의 부채 규모는 유럽 전체 부채의 20%에 달해, 한 번 흔들리면 유럽 경제 전체가 요동칠 수 있다.

 

과거 그리스 위기가 유럽 GDP의 1.5%에서 촉발됐다면, 프랑스는 그 10배가 넘는 경제 규모를 가진 ‘대마불사’ 국가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았기 때문이지만, 프랑스는 너무 커서 누구도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이 유럽 시장의 공포다.

 

이 모든 상황은 한국에도 명확한 교훈을 준다.

 

첫째, 한국은 프랑스보다 고령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

 

둘째, 원화는 유로화처럼 준기축 통화가 아니며, 외환시장에서 차입 여건이 훨씬 불안정하다.

 

셋째, 한국의 국가부채는 아직 GDP 대비 56% 수준이지만, 지금처럼 지출을 늘리고 세입 확충을 외면한다면 2040년에는 80%, 2050년에는 107%를 넘어 프랑스와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미 ‘한 명이 두 명을 부양하는 구조’로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복지 축소가 아니라, 지출 효율성 제고와 생산성 혁신이다.

 

데이터 기반 예산 관리, 노동시장 유연화,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 재편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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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떨어지는 노동생산성   유럽의 타국가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프랑스와 독일의 노동생산성 

 

프랑스의 위기는 단순한 유럽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국가 모델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험이다. 감세와 복지의 균형이 무너지고,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며, 정치적 분열이 심화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 프랑스는 “우리가 망하면 유럽이 망한다”는 배자르 전략으로 버티고 있지만, 시장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한국은 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기축 통화국이자 초고령사회로 향하는 한국이 프랑스의 길을 따라가면, 그 끝은 훨씬 더 빠르고 깊은 위기일 것이다. 지금이 바로 ‘프랑스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정의 현실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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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시민신문 대표
시민포털 전남 지부장
man90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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