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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기후위기의 해법? ...

해조류, 바다의 완충지대가 되다

산성화 시대의 바다, 해조류 양식이 남긴 생존의 단서

CO₂의 역설 ― ‘성장의 도움’과 ‘붕괴의 경계’ 사이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11/08 [09:40]

해조류 기후위기의 해법? ...

해조류, 바다의 완충지대가 되다

산성화 시대의 바다, 해조류 양식이 남긴 생존의 단서

CO₂의 역설 ― ‘성장의 도움’과 ‘붕괴의 경계’ 사이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11/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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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뉴스팽귄 북극 해빙 아래에서 자라는 해조류인 '멜로시라 아르티카(Melosira arctica)'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주변 해양보다 최대 10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해양 산성화가 바다 생태계를 뒤흔드는 시대, 한국 연안의 해조류 양식은 아이러니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한편으로는 해조류의 성장을 돕지만, 동시에 바다의 화학적 균형을 무너뜨려 그 혜택을 오래 지속시키지 못한다.

 

남해의 미역밭, 완도의 다시마 양식장, 통영의 감태 숲은 이러한 역설의 최전선이다. 연구진은 해조류가 바닷속 산성화를 완화하는 ‘바이오 완충지대(bio-buffer zone)’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 역할은 제한적이다. 지구 전체의 산성화 추세를 돌리기엔 너무 좁은 규모, 너무 빠른 변화다.

 

산성화의 원인은 단순하다. 산업화 이후 늘어난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스며들며 물과 결합해 탄산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수소이온이 증가해 해수의 pH가 떨어진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바다는 천천히 산성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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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안의 해조류는 기후위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호와 조개가 녹아내리고, 굴과 전복의 유생이 껍질을 만들지 못하는 현상이 이미 남해와 서해 양식장에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해조류만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이산화탄소를 먹고 사는 존재다.

 

CO₂가 많을수록 광합성은 활발해지고, 초기 성장 속도는 빨라진다. 이러한 특성 덕에 해조류는 단기적으로 산성화에 ‘견디는 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잠시의 안정일 뿐이다.

 

한국 연안의 수온은 이미 1도 이상 상승했다. 미역은 20도를 넘으면 생장이 멈추고, 다시마는 17도 이상에서 조직이 손상된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물속 영양염 구조가 바뀌고, 질산염·암모니아의 비율이 달라지면서 해조류의 영양 흡수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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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양식     조성화

 

 

남해 완도와 거제 일대에서는 성장 초기에는 빠르게 자라던 미역이 5월 이후 급격히 시들고, 병해충이 번지기 시작했다.

 

해양 미생물과 점균성 세균이 산성 환경에서 활발히 증식하면서 해조류의 표면을 공격하는 사례도 늘었다. 결국 이산화탄소의 ‘풍요’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조류에게도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셈이다.

 

통영과 완도 일대에서 수행된 실험은 흥미롭다. 해조류가 무성한 양식장에서는 주변 해수의 pH가 0.1~0.2 정도 높게 유지됐다.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근의 굴과 전복은 성장률이 10~20% 향상되었다. 즉, 해조류는 주변 바다를 조금 더 ‘알칼리화’시키며 산성화 피해를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효과는 반경 수백 미터 이내의 국소적 현상에 불과하다.

 

조류가 빠르거나 외해와 연결된 지역에서는 완충 효과가 금세 사라진다. 해조류의 완충능력이 지구적 차원의 산성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한국 해조류 산업의 현실은 이 과학적 사실과 맞닿아 있다. 전남 완도와 진도의 다시마, 거제와 통영의 감태, 제주 남부의 모자반은 국내 해조류 생산량의 80%를 차지하지만, 최근 몇 년간 수온 상승과 산성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생산성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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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양식  

 

해조류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면 주변 패류의 완충 효과도 떨어진다. 산업적 관점에서 해조류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바다 생태계 전체의 pH 밸런스를 지탱하는 구조물이다. 그렇기에 해조류 양식의 붕괴는 곧 패류·어류 양식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과학계는 이에 대응해 복합양식(Multi-Trophic Aquaculture)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해조류와 패류를 함께 기르는 시스템으로, 해조류가 CO₂를 흡수해 pH를 높이고, 패류는 그 완충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완도와 거제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에서는 굴의 성장률이 12%, 전복은 9% 향상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생태공학적 접근은 해양 산성화 대응의 현실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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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남해안 

 

동시에 해조류는 ‘블루카본(Blue Carbon)’ 산업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해조류는 대기 중 탄소를 빠르게 흡수하고, 그 일부를 해저 퇴적층에 저장함으로써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해조류 숲 복원 면적을 3만 헥타르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해조류의 미래는 낙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고수온·저pH 내성을 가진 품종이 개발되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양 화학의 변화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또한 해조류의 과도한 양식이 해저 부영양화를 유발하고, 미세조류의 폭발적 번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성장기마다 투입되는 질소비료와 양식 기자재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은 또 다른 환경 부담으로 지적된다. 해조류가 ‘산성화의 방패’이자 동시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결국 해조류 양식은 산성화된 바다에서 ‘가장 버티는 산업’이다. 하지만 그 버팀이 영원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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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상 양식을 통해 수입에 의존하던 연어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어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방침이다. 국내 연어 수입액은 지난 10년간 4배 가까이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전체 수산물 수입액의 7.9%를 차지해 수입 수산물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더 높아지고, 해수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면, 지금의 해조류 숲조차 변색된 해초와 병든 미역으로 뒤덮일 수 있다. 과학자들은 해조류가 바다의 폐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순환계라고 말한다. 즉, 해조류는 생존의 도구이자, 인간이 바다에 끼친 변화를 측정하는 생체 지표다.

 

 

산성화의 바다는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눈앞의 생산량보다 중요한 것은 ‘유지 가능한 바다’다. 해조류는 그 유지의 마지막 선이다. 그것이 산성화의 피해 속에서도 우리가 해조류를 지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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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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