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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칼럼] 농어촌의 지속 가능, ‘기본소득’에서 찾자

인구소멸의 해법과 농촌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충재 (전)한국노총 부위원장 | 기사입력 2025/11/06 [09:38]

[이충재 칼럼] 농어촌의 지속 가능, ‘기본소득’에서 찾자

인구소멸의 해법과 농촌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충재 (전)한국노총 부위원장 | 입력 : 2025/11/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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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재 전 한국노총 부위원장    

인공지능과 로봇이 노동력을 대체하고, 산업 중심의 도시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농어촌은 점점 더 빠르게 소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 변화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소득과 재산, 노동 여부와 무관하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국가가 지급하는 제도다. 단순한 복지의 확장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전환기에 필요한 새로운 사회계약의 틀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이 전국 최초로 농촌기본소득을 도입했다. 주민 모두에게 1인당 월 15만 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이 시범사업은 농촌경제의 순환과 인구 유입,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전남 신안군은 ‘햇빛연금’과 ‘햇빛아동수당’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기 시작했다.

 

태양광으로 얻은 이익을 주민에게 연금처럼 배당하는 방식으로, 마을자치와 에너지 전환이 결합된 이 제도는 이미 농촌 기본소득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실험들은 농어촌의 ‘존속’을 넘어 ‘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천군 청산면은 기본소득 시행 이후 인구가 4.4% 늘었고, 신안군 또한 3년 연속 인구가 증가했다. 태양광·풍력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 공유 모델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는데 실질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기본소득이 완전히 정착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한국의 이러한 시도는 제도 실험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지출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농촌소멸의 늪을 넘어, 새로운 사회계약으로

 

 광양의 전략과 국가적 합의의 방향

 

우리나라 산업화의 그늘에는 농촌의 희생이 있었다. 광양은 산업도시이면서 동시에 농촌 지역을 품고 있는 도농복합도시다. 상대적으로 재정 여력이 있지만 농촌 인구는 많지 않다. 정부 시범사업 대상은 아니지만, 농어업 종사자들의 생존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

 

이제 광양 같은 도시들이 나서야 한다. 단기적 복지사업을 넘어 장기적 기본소득 실험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시 차원에서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상 농업인과 예산 규모, 재원 확보 방안, 지급 방식 등을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논의한다면 충분히 실행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지 ‘돈을 나누는 제도’가 아니다. 첨단산업 시대에 인간이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이며, 농촌이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재탄생하기 위한 경제적 토대다. 인구소멸 시대의 해법, 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서 찾아야 한다.

 

 

‘다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자체’의 비전은 농촌에서 시작된다. 기본소득은 그 길의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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