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호주, 영국, 포르투갈 등 서방 주요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를 막기 위한 외교적 압박 차원에서 나온 조치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제어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럽이 간접적으로 브레이크를 걸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반응은 싸늘하다.
언론 보도에서 “발끈했다”는 표현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존속할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론 때문에 무시하는 태도가 강하다. 결국 이 같은 승인은 도덕적 상징 이상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와 ‘두 국가 해법’의 무력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미국은 오히려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 바이든 행정부조차 부분적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마가(MAGA)’ 원칙과 충돌하면서도 네타냐후 정권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 논의는 공허하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이 단절된 상태에서 현실적인 국가 건설은 불가능에 가깝고, 과거 제안된 지하 터널 연결 구상조차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동 아랍국가들 역시 이 해법을 적극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팔레스타인 승인은 선언적 차원에 머무르고, 실질적 제도화는 요원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전 속 네타냐후의 정치적 계산
이스라엘은 현재 북부 가자시티 소탕 작전에 집중하며 전쟁을 확전시켰다. 군사적 우세는 분명하지만, 수천 명에 이르는 하마스 대원의 매복으로 장기전 양상이 불가피하다.
극우 정치권은 이번 기회에 요르단강 서안까지 병합하려는 야심을 드러내지만, 이는 아랍에미리트·사우디 등과의 외교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노선은 사법 리스크 회피와 맞물려 있다는 비판이 크다.
개인적 정치 생존을 위해 전쟁을 확장한다는 인식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의 신중한 태도와 국제정세의 균열
한국과 일본은 팔레스타인 승인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사회가 존재하지만, 대미 관계를 고려해 발을 빼고 있다.
이는 결국 팔레스타인 문제가 국제 정의보다는 미국과의 외교 줄타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드러낸다. 한편 이스라엘은 카타르까지 폭격하며 ‘중동의 말썽쟁이’로 불리고, 대서양 동맹의 균열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은 방조하듯 이스라엘의 행보를 지켜보며, 유럽은 각자도생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하트랜드 경쟁과 중동 패권의 재편
이스라엘의 공격적 행보는 중동의 권력 구도를 새롭게 쓰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란이 주도했던 지역 패권은 공백 상태가 되었고, 이스라엘·튀르키예·걸프 국가들이 새로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메킨더의 ‘하트랜드 이론’까지 재소환하고 있다.
자원과 지정학적 요충지를 둘러싼 경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뿐 아니라 중동 전선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은 이 흐름 속에서 더욱 미미한 파급력만을 지닐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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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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