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농촌에서 시작되는 탄소중립, 농림부가 여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길

농촌 RE100 실증사업으로 친환경 마을 조성

농업 에너지 효율화와 부산물 활용, 농가 소득과 기후위기 대응 동시에

가축분뇨·폐열을 에너지로, 농업 현장의 신재생 설비 확산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9/17 [08:21]

농촌에서 시작되는 탄소중립, 농림부가 여는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길

농촌 RE100 실증사업으로 친환경 마을 조성

농업 에너지 효율화와 부산물 활용, 농가 소득과 기후위기 대응 동시에

가축분뇨·폐열을 에너지로, 농업 현장의 신재생 설비 확산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9/17 [08:21]
본문이미지

▲ 송미령 농림부 장관    

 

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과 농촌 현장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전환의 최전선에 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주도하던 기존의 에너지·기후 정책에 농림부가 적극 가세하면서, 농촌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실증사업과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78GW 이상으로 상향하고, 원전 신규 건설은 사실상 보류하는 대신 태양광·풍력·바이오에너지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농림부는 농촌이 더 이상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닌,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분산형 전력을 공급하는 거점이 되도록 다층적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농림부가 추진하는 대표적 사업은 농촌 마을 RE100 실증지원사업이다. 이는 농촌 지역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으로, 태양광 발전소와 건물 단열 개선, 고효율 설비 교체를 패키지로 지원한다. 지자체 단위로 공모를 진행해 2년간 에너지 전환을 집중 지원하며, 신재생 발전과 효율 개선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사업은 단순한 설비 보급을 넘어 농민들의 생활비 절감과 마을 단위 에너지 자립, 그리고 향후 전국적 확산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성격을 가진다. 특히 마을 단위로 운영되는 태양광과 소규모 풍력,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이 결합되면 지역 전력망 안정화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림부는 또한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 사업을 통해 시설원예 온실 난방비 절감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화석연료 보일러 대신 목재펠릿 보일러, 지열 냉난방 설비, 폐열 재활용 장치를 설치해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다.

 

정부는 특히 온실 난방용 에너지 사용량이 농가 경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해, 신재생 설비 설치 비용의 일정 부분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민들은 난방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 농업 생산이 가능해지고, 국가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농림부산물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정책도 중요한 흐름이다. 벼짚이나 수수 줄기, 옥수수대 같은 부산물은 기존에는 폐기물로 분류되어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에서 제외되거나 저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제도 개선을 통해 이들 농림부산물을 발전 연료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이는 그간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던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농가에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농촌 현장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와 농업 폐열도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된다.

 

농림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양돈농가에 대해 바이오가스화 설비나 분뇨 처리시설 설치를 지원하며, 농가 내부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온실 난방에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가축분뇨를 통해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전력으로 판매하거나 난방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농가 경영비 절감과 에너지 자립에 기여한다.

 

동시에 축산농가의 분뇨 처리 문제를 완화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더불어 농림부는 스마트농업 기본계획 안에 지열·폐열 활용을 포함시키며, 수직농장(vertical farm) 같은 첨단 농업 구조에도 신재생에너지 설비 도입을 의무화하거나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농업정책을 넘어, 농업·에너지·환경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의 일환이다. 이러한 농림부의 정책은 정부 전체 에너지 전략과 맞물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원전 신규 건설을 보류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산업부와 환경부를 아우르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도 검토 중이다.

 

전력망 확충, 재생에너지 간헐성 대응, 비용 문제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지만 농림부의 참여는 정책의 수평적 확장을 의미한다. 과거 도시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이제 농촌 현장과 맞물리며 전국 단위 탄소중립 실현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농가의 초기 투자 비용 부담과 유지관리 문제, 그리고 제도적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안정적 지원과 장기적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농림부산물의 REC 가중치 문제나 폐기물 분류 기준 같은 제도적 세부 사항은 사업 참여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농가 단위에서 발생하는 전력을 계통망에 안정적으로 편입시키려면 전력망 확충과 ESS 지원 같은 보완책이 필수적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단순히 전력 생산량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전력망 운영, 저장 시스템, 분산형 발전의 조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림부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 탄소배출원인 동시에 흡수원이며, 농촌은 광활한 신재생에너지 공간을 제공한다.

 

농림부가 중심이 된 농업·농촌 에너지 정책은 농민의 소득 증대와 국가의 탄소중립 달성을 동시에 겨냥하며,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농촌이 더 이상 에너지 소비의 변방이 아니라 생산과 자립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순간,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이 기사 좋아요
기자 사진
내외신문 인천본부 기자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