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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약범죄의 그늘 짙어지다

10대부터 60대까지 확산되는 중독의 그림자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8/20 [09:47]

한국, 마약범죄의 그늘 짙어지다

10대부터 60대까지 확산되는 중독의 그림자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8/20 [09:47]

한국 사회가 ‘마약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점점 더 잃어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마약사범 검거 인원은 무려 27,611명으로 전년 대비 50%나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 들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2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약범죄에 연루되었고, 이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마약 문제가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마약 문제가 일부 계층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전 세대를 위협하는 사회적 질병으로 번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10대와 20대의 마약사범 증가율이다.

 

2022년 481명이던 10대 마약사범은 2023년 1,477명으로 무려 200% 이상 늘었고, 20대 사범 역시 같은 기간 5,804명에서 8,368명으로 44% 증가했다. 청소년과 청년층이 마약 범죄의 주요 연루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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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마약사범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중장년층의 일탈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미래 세대를 갉아먹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의 관리가 취약한 틈새를 파고들어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청소년들이 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성 마약사범의 증가세도 주목할 만하다. 2023년 여성 마약사범은 8,910명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으며, 전체의 32.3%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 범죄로 여겨졌던 마약 문제가 여성에게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해소, 다이어트 목적, 정신적 불안정 등 다양한 이유가 여성들의 마약 접근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몸매 관리’ 혹은 ‘집중력 향상’이라는 미명 아래 유통되는 불법 의약품들이 여성 범죄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인 마약사범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2,573명이던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3년 3,151명으로 22% 증가했다. 한국이 글로벌 교류가 활발한 국가라는 점을 악용해 국제 마약 조직이 국내를 경유지 혹은 소비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공항과 부산항 등 주요 관문에서 적발되는 밀수 사건은 매년 증가 추세이며, 외국인 노동자 및 유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유통망도 적발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마약 문제가 더 이상 국내적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범죄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마약류 압수량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2년 804.5kg이었던 압수량은 2023년 998kg, 2024년에는 1,173.2kg에 달했다.

 

특히 필로폰과 케타민 등 향정신성 의약품이 전체 압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과거 단순히 대마초나 일부 합성 마약이 중심이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훨씬 강력하고 중독성이 높은 약물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게다가 밀수량 증가와 함께 국내 유통망도 점점 더 은밀하고 정교해지고 있어 단속 기관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통 방식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직접 대면 거래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다크웹과 텔레그램 같은 보안 메신저, 그리고 가상화폐 결제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판매책과 구매자가 서로 얼굴조차 모른 채, 암호화된 메시지와 전자지갑 주소만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경찰의 전통적 수사망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마약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흩어져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카페, SNS, 해외 직구 사이트 등을 통해 ‘건강보조제’ 혹은 ‘다이어트 약’으로 위장된 불법 마약류가 버젓이 판매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손쉽게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인의 마약 사용 경험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사용 경험률은 2004년 2.5%에서 2014년 1.4%로 줄었다가, 2024년에는 2.8%로 다시 상승했다. 특히 의료용 약물의 오남용이 심각하게 늘어나면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수면제, 진통제, ADHD 치료제 등 처방약이 남용되면서 의도치 않게 중독에 빠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합법 마약’의 오남용이 결국 불법 마약으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치료·재활 중심의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 번 걸리면 끝’이라는 식으로 처벌 일변도의 정책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예방과 사회복귀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에 17개의 중독자 재활센터를 설치해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족 단위 프로그램을 통해 중독자 회복을 돕고 있다. 또한, 경찰청은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다크웹과 가상화폐 거래 추적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계는 분명하다. 단속은 늘고 있지만 유통 방식이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수사당국이 따라가기 벅차다.

 

또한, 사회적 낙인 탓에 중독자들이 치료를 꺼리는 경향도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결국 단속과 처벌에만 의존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교육·예방·치료·재활을 종합적으로 묶는 ‘마약 대응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청소년과 여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예방 교육과 디지털 공간에 대한 감시 강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마약 범죄의 현실은 이미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확산되는 마약 중독의 그림자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으며, 국제 공조와 함께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하는 구조적 대응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마약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사회적 전염병”이라고 정의하며, 지금이야말로 국가적 차원의 종합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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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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