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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없는 정의로운 전환은 가능한가 – 기후위기 시대, 환경운동도 변해야 한다

성장을 멈춘 세상에서 정의는 지속될 수 없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8/08 [09:49]

성장이 없는 정의로운 전환은 가능한가 – 기후위기 시대, 환경운동도 변해야 한다

성장을 멈춘 세상에서 정의는 지속될 수 없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8/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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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실질적 재난으로 자리 잡은 지금,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말이 전 세계에서 공통된 해법처럼 회자된다.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탄소중립 산업단지 조성 등은 한국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기후대응 정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책이 여전히 ‘산업 성장’ 중심이며, 기후위기의 본질을 외면한 채 재생에너지를 또 다른 이윤 추구의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공재생에너지 운동, 주민 참여형 에너지 계획, 민간 중심 체계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되짚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성장을 부정한 채 우리가 과연 더 나은 삶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덜 쓰자’, ‘줄이자’, ‘중단하자’는 주장은 언뜻 기후위기 대응의 상식처럼 들리지만, 이 구호는 소득이 높은 계층에겐 선택이지만 저소득층에겐 생존의 문제다.

 

에너지 소비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가장 먼저 의료, 교육, 주거, 복지 같은 핵심 공공서비스가 약화되며 사회적 약자가 더 큰 타격을 입는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은 동시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이 둘을 분리해서 접근하면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의 종식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성장을 실현할 방법을 찾는 일이다.

 

‘과잉생산과 과잉소비가 문제’라는 주장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해 보일 수 있으나,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경향이 있다.

 

인류가 지난 세기 동안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난 것도,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교육의 기회가 확대된 것도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 성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늘날의 복지제도, 공공인프라, 국가안전망은 성장 없는 사회에서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더욱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인프라 전환, 산업 재편 등은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성장 없이 기후위기를 넘을 수 없다. 정작 필요한 것은 무책임한 성장이 아닌 책임 있는 성장,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공공재생에너지와 같은 대안이 현실이 되려면, 민간을 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과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실용적 구조가 설계되어야 한다.

 

에너지를 이윤 수단으로만 다룰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공공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하는 것도 또 다른 오류다.

 

기술 개발, 인프라 투자, 운영 효율성 면에서 민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이들을 전면 배제한 전환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국의 환경운동은 지난 수십 년간 환경오염, 탈핵, 개발 반대 등에서 소중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제는 단순한 반대의 언어에서 설계자의 언어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것은 변화된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는 운동, 정책과 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운동이다.

 

지난 30년간 환경운동에 몸담아 온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성장을 멈춘 세상에서 정의는 지속될 수 없다.

 

정의로운 전환이란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며, 환경운동 역시 그 중심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재구성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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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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