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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수수료 상한제 왜곡 보도, 언론은 누구의 입인가

사실 외면하고 플랫폼 자본 대변… '언론의 책무'는 어디로 갔는가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7/24 [17:16]

배달 수수료 상한제 왜곡 보도, 언론은 누구의 입인가

사실 외면하고 플랫폼 자본 대변… '언론의 책무'는 어디로 갔는가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7/24 [17:16]

언론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둘러싼 논의를 왜곡된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보도들에서 반복되는 내용은 시애틀의 배달비 인상 사례를 인용하며, 수수료 상한제가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자영업자와 라이더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주장은 기업의 일방적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며, 국내 현실과도 맞지 않는 비교다. 언론은 본래 권력을 감시하고 공공 이익을 대변해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로, 거대 플랫폼 자본의 논리를 ‘팩트’처럼 유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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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의민족 홈피 캡쳐    

 

시애틀의 사례는 단순한 수수료 제한이 아니라, 배달기사의 최저시급을 30달러까지 인상하는 강력한 노동 정책을 포함한 복합적 제도 실험이었다.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플랫폼 기업이 배달비를 최대 9600원까지 올리는 방식으로 가격을 전가한 것은, 규제의 역풍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이 모든 맥락을 생략한 채, 마치 수수료 상한제가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모두 어렵게 만든다는 식의 단정적인 결론만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보도가 사실관계를 왜곡할 뿐 아니라, 공공정책에 대한 성급한 회의와 불신을 확산시킨다는 점이다. 뉴욕·덴버 등에서 수수료 상한제가 폐지됐다는 사례도, 실제로는 기업의 소송 압박과 로비 활동에 따른 행정적 후퇴였다.

 

뉴욕의 경우 수수료 규제를 철회하면서 오히려 수수료율이 기존보다 높아졌고,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핵심적 배경 설명 없이, 단지 “폐지된 곳에서는 매출이 늘었다”는 기업 주장만 인용해 보도하는 건 편향적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과 미국 사례는 구조부터 다르다. 미국은 수수료가 기본적으로 30% 내외인 반면, 한국은 약 7.8% 수준이다. 여기에 결제 수수료와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소비자 부담이 평균 25%를 넘는다는 점에서, 한국의 현실은 오히려 가격 전가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구조다.

 

이런 맥락에서 해외 사례를 단순 대입하며 “우리는 시애틀처럼 될 것”이라는 주장은 비과학적이며, 규제 회피를 위한 공포 마케팅에 가깝다.

 

공공앱 ‘땡겨요’에 대한 비판 역시 왜곡돼 있다. 일부 언론은 해당 앱의 수수료율이 20%에 달한다며 민간앱과의 차별성을 부정하지만, 실제로는 지자체가 마케팅 비용을 보전하고, 플랫폼 수익이 아닌 상생을 목표로 설계된 공공 구조다.

 

이를 단순 수익률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공공 플랫폼의 역할과 가치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태도이며, 공공성을 후순위로 밀어내는 시장 중심적 사고의 한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보도들이 결과적으로 플랫폼 기업의 독점 구조를 정당화하는 효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현재의 플랫폼 생태계는 자영업자에게는 협상력이 없고, 라이더에게는 불안정한 소득을 안기며, 소비자에게는 높아지는 배달비를 전가하고 있다.

 

규제의 목적은 이런 불균형을 조정하고 최소한의 공정 거래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다. 그러나 언론이 이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기업의 수익이 줄면 모두가 피해본다”는 서사를 반복하는 것은 공론장을 협소하게 만들 뿐이다.

 

수수료 상한제가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플랫폼 시장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서 검토될 필요는 있다. 어떤 제도든 그 효과와 부작용은 사전에 면밀히 분석되어야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균형 있게 반영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 감소 자체를 위기로 간주하고 제도 논의를 원천 봉쇄하려는 일방적 서사는 공론장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 자영업자, 배달 노동자 누구에게도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며, 결과적으로는 시장 지배력이 큰 플랫폼 기업의 기존 구조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뿐이다.

 

 

언론은 지금이라도 자문해야 한다. 우리가 전달하는 정보는 충분히 검증되었는가, 그리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누구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는가.

 

언론이 공공성이라는 본래의 책무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시민사회의 신뢰는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신뢰를 상실한 언론은 단지 영향력을 잃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정당성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 공공의 이익 앞에서 언론이 기업의 수익 논리를 그대로 받아쓰는 순간, 언론은 언론일 수 없다. 그때 언론이 잃는 것은 단순한 권위가 아니라, 존재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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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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