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화폐 전쟁중]이재명 정부, 싱크탱크는 바람을 만들어야 한다…파도만 보는 위험성③파도를 보는가, 바람을 읽는가…이재명 정부와 ‘정책 브레인’의 시대
|
![]() ▲ 영화 관상의 한 장면 (영화 화면 캡쳐) |
미국은 스테이블코인법을 통과시키며 달러 패권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고,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독자적인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유럽연합도 MiCA법으로 디지털 자산 질서를 재편 중이다.
주요국 모두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통화 전략의 중심으로 삼아 자국 통화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쟁터에서 한국은 사실상 참가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채 방관자에 머물고 있다.
그 책임은 분명하다.
한국의 금융과 자본시장은 기재부를 비롯한 금융계 출신 관료들의 전관예우 카르텔에 갇혀 있다. 이들은 퇴직 후 금융지주, 로펌, 회계법인 등에 포진해 정책과 규제 결정에 간접 개입하며 시장 질서를 왜곡한다.
특히 신금융 분야에서 이들의 낡은 통제 논리는 혁신을 가로막고 금융주권을 약화시킨다. 정책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퇴직 관료들의 퇴직금 보장 수단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개혁이 이 구조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관료주의, 한국은행의 노회한 아집, 금융당국 실무 라인의 책임 회피가 총체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한국은행은 "국민의 돈을 책임진다"는 명분 아래 민간을 배제하고, 혁신을 차단해왔다.
기재부는 화폐 발행권과 결제 권한의 분산을 두려워하며 기술 기반 변화를 질식시켰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도 실험조차 기피한 채 리스크만 떠넘겨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관성 안에 갇혀 디지털 화폐 질서가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직시하지 않고 있다. 시대를 보지 못하는 정책 엘리트들, 그 결과가 지금의 ‘뒤처진 한국’이다.
CBDC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두 축은 앞으로 디지털 시대의 기축통화 구조를 결정짓는 열쇠다. 미국은 민간이 발행하고 국가가 규제하는 혼합모델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확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중앙 집중형 CBDC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두 모델 모두에서 방향성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틀도, 중앙은행 CBDC 발행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도 부재하다. 시장의 기회를 놓치고 있고, 기술의 속도에 밀리고 있으며, 금융주권은 점점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정책 싱크탱크가 있어야 할 자리는 비어 있고, 실무 관료들은 책임을 떠넘기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제2의 외환위기가 아니라, 디지털 금융 주권의 소멸이라는 더욱 치명적인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람을 설계하는 자들이다. 기술을 이해하고 금융을 구조화할 줄 아는 실력 있는 정책가들, 그리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국민의 선택이다. 머슴은 곡간을 지키는 자다. 우리는 이제 누구에게 곡간의 열쇠를 맡겨야 할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구조의 영역이다. 국민의 곡간을 채우고, 미래를 준비하며, 국가의 생존을 도모하는 일은 시스템을 만들 줄 아는 머슴들에게 맡겨야 한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실용주의 정치와 정책 브레인 체계는 그나마 유일한 대응 시도다. 이념보다 민생, 구호보다 실행, 개인보다 시스템을 중시하는 리더십만이 화폐전쟁의 바람 속에서 대한민국이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는 이제 단순히 파도를 볼 것이 아니라, 누가 바람을 설계하고 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바람이 국민을 향한 것인지, 권력을 위한 것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