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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KUS 출범, 왜 프랑스는 중국보다 더 분노했나

-호주와 77조 원 디젤 잠수함 계약 파기… 프랑스의 자존심과 인도-태평양 전략이 흔들렸다
-AUKUS에서 제외된 뉴질랜드·캐나다, 미국 주도 안보 구도에 복잡한 속내 드러내

유경남 기자 | 기사입력 2025/07/21 [15:04]

AUKUS 출범, 왜 프랑스는 중국보다 더 분노했나

-호주와 77조 원 디젤 잠수함 계약 파기… 프랑스의 자존심과 인도-태평양 전략이 흔들렸다
-AUKUS에서 제외된 뉴질랜드·캐나다, 미국 주도 안보 구도에 복잡한 속내 드러내

유경남 기자 | 입력 : 2025/07/21 [15:04]

2021년 9월 15일, 미국·영국·호주 3국이 새로운 안보 동맹 ‘AUKUS(오커스)’를 전격 출범시켰다. AUKUS는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획기적 합의를 골자로 하며, 사이버와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아우르는 전략 동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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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의 핵잠수함 제작 추진에 화난 프랑스    

 

공식적으로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국가, 바로 프랑스가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한 군사 장비 계약 취소를 넘어, 프랑스의 세계 전략과 자존심에 직격탄이 되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분노한 첫 번째 이유는 돈이다. 호주는 프랑스 해군그룹과 77조 원(약 560억 유로) 규모의 디젤 잠수함 12척 건조 계약을 맺고 있었다. 하지만 AUKUS 출범과 함께 호주는 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미 8억 4천만 유로에 달하는 투자금과 계약 위약금 문제가 발생했으며, 프랑스 정부는 이를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격분했다. 주미·주호주 대사를 즉각 소환하는 외교적 항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프랑스의 분노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 때문만은 아니다. 프랑스는 전통적인 군사 강국으로서 유럽 안보의 주도국이 되기를 원해왔지만, 미국 주도의 AUKUS가 출범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이 배제된 것에 대한 심리적·전략적 불만이 크다. 특히 프랑스는 러시아 및 중국과도 일정한 유화적 관계를 유지해 왔기에, 호주가 미국과 손잡고 반중국 전선에 서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았다.

 

뉴질랜드와 캐나다의 AUKUS 불참 배경도 흥미롭다. 뉴질랜드는 1984년 비핵지대 선언 이후 미국 핵추진 함정의 입항을 거부해왔고, 핵추진 잠수함 자체가 필요 없는 국가이다. 캐나다는 AUKUS 결성 소식을 언론을 통해 뒤늦게 접한 후, 트뤼도 총리가 공식적으로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캐나다 내부에선 사이버와 AI 협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프랑스와 호주 간 갈등의 불씨는 2018년부터 있었다. 호주 정부는 프랑스 잠수함의 디자인 및 기능이 자국 해군의 요구사항에 맞지 않았고, 프로젝트가 이미 1년 반 이상 지연되었다며 계약 파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반면 프랑스 측은 대형 무기 프로젝트에서 지연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호주의 입장을 비난했다.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가지는 군사적 의미도 크다.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에 비해 3~4배 긴 작전수행 능력과 빠른 기동성을 갖춘다. 호주는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해군을 견제하기 위해 72시간 내 중국 전함을 격침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갖추려 한다.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핵잠수함은 7척에 불과하며 대잠수함 전력에서 미국에 비해 한 세대 이상 뒤떨어져 있다.

 

AUKUS 출범은 단순한 군사 기술 이전을 넘어서 인도-태평양 패권을 둘러싼 미국의 결연한 전략 선언이다. 쿼드(Quad)와 AUKUS가 서로 연계될 가능성도 제기되며, 미국은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단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021년 9월 24일 열린 쿼드 정상회의는 이러한 미국 전략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AUKUS 출범으로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안보 질서에서 배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호주와의 계약 파기에서 비롯된 물질적 손실보다 더 뼈아픈 대목이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식민지 패권을 상실한 후, 인도양과 태평양을 자국 영향권으로 삼아왔는데, 이제 그곳에서도 미국의 ‘배타적 동맹’이 문을 걸어 잠근 셈이다.

 

 

결국 AUKUS는 단순한 군사 동맹이 아니다. 기술, 외교, 군사, 경제가 총체적으로 결합된 인도-태평양 전략의 전환점이자, 미국 패권 재편의 신호탄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깊은 상처를 입은 국가는 중국이 아니라, 뜻밖에도 프랑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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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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