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니셔티브 성공 조건....대기업이 아닌 전통시장 옥상에서 데뷔 빌도차트 올라가는 아이돌 시대 열어야
서울 전통시장 옥상. 그 낡고 오래된 공간에서 한 무리의 아이돌 연습생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이들은 대형 기획사의 소속도, 방송국의 스포트라이트도 없지만 많은 국가에서 많은 팬들이 그들의 방송을 볼 수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 된다면
이곳이야말로 한국형 K-컬처가 다시 태어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K-컬처가 한류를 넘어 세계 문화 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스타 발굴이 아닌, 구조 자체의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K-컬처의 글로벌 성공은 대기업 중심의 고도화된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연습생 시스템, 음악 제작, 글로벌 팬덤 운영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대형 파이프라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이제 전세계가 따라하는 구조가 됐다.
그러나 그 구조는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풀뿌리에서 시작하는 연결형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K-컬처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간 분산이 아닌, 지역별 문화 자산과 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특화된 콘텐츠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서울에 집중된 인프라와 자본, 인력, 미디어 플랫폼의 구조적 집중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은 분명하다.
핵심은 지역마다 고유한 K-컬처 생태계 모델을 설계하고, 이들을 하나의 유기적 클러스터로 결합하는 것이다.
서울은 인프라, 자본, 인력, 미디어 플랫폼이 과도하게 집중된 거대 허브로 기능하며, 지역 창작자들의 실험 무대와 성장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단순한 공간 분산만으로는 이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역별 문화 자산과 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고유한 K-컬처 콘텐츠 모델을 구축하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적 전환이다.
이러한 생태계 전환의 핵심은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지리·산업 자원을 중심으로 특화된 K-컬처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다.
예컨대 경북 영주는 한류 사극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전통문화 자산을 기반으로, 전북 전주는 음식과 한복 콘텐츠를, 인천은 항만과 공항을 활용한 K-웰니스와 글로벌 팬 커뮤니티를, 성남은 ICT 기술과 가상공연 기반의 K-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지역 특화 모델이 고립된 섬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기능을 갖춘 유기적 클러스터로 엮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K-컬처의 분산은 단순한 지방 분권이 아니라, 창조적 연합(Creative Federation)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형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 영역의 역할 분담과 재설계가 필수적이다.
공공 부문은 공연장, 전통시장, 거리, 항만, 철도역 등의 공간을 ‘문화 플랫폼’으로 재해석하고, 콘텐츠 중심의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
물리적 공간은 단순한 기반시설이 아니라 창작·체험·소비·유통이 선순환하는 거점으로 진화해야 한다.
특히 낙후된 전통시장이나 수산항, 골목상권은 지역 정체성을 담아내는 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문화도시를 도시공학이 아닌 콘텐츠 엔지니어링으로 기획해야 하는 이유다.
민간 부문은 호텔, 숙소, 상가, 카페, 편집숍 등 지역 내 상업공간을 문화 소비자와 팬 커뮤니티가 머무르고 향유할 수 있는 K-컬처 체험지대로 유기적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팬투어 상품과 연결된 한류호텔, 로컬 굿즈 스토어, 뮤직펍, 레트로 음식점 등이 하나의 콘텐츠 라인으로 묶일 수 있다면, 이는 ‘지역형 K-컬처 월드’의 단위가 될 수 있다.
특히 팬덤 기반의 체류형 콘텐츠는 단기적 공연보다 훨씬 높은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 소비에서 벗어나, 팬의 ‘참여’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결국 이 모든 전략의 성공 열쇠는 ‘유기적 연결’에 있다.
서울의 인프라 집중은 하루아침에 해소되지 않지만, 지역마다 고유한 K-컬처 생태계 모델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이를 네트워크형 클러스터로 묶어낸다면, 수도권 일극 체제는 지역 창조 경제 연합으로 재편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모델은 지방소멸 위기를 문화로 극복하고, 대한민국 전체를 세계 콘텐츠 시장의 입구로 확장하는 결정적 기반이 될 것이다. 문화는 공간을 설계하고, 공간은 경제를 낳는다. 지금은 서울 밖에서 시작되는 K-컬처의 시대다.
가장 중요한 자본시장의 결합은
K-컬처가 대한민국의 전략 산업으로 도약한 지 오래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가 열어젖힌 글로벌 무대는 이제 수많은 신인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 팬 플랫폼, 지역 콘텐츠 창작자들이 꿈꾸는 거대한 생태계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K-이니셔티브’는 이러한 흐름을 하나의 산업 구조로 전환하려는 정책적 비전이지만, 그 성공 여부는 결국 하나의 질문에 귀결된다. “자본시장은 어디서, 어떻게 붙을 것인가?”
그동안 K-컬처 산업은 콘텐츠 제작과 팬 소비의 선순환 구조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스타가 탄생하는 데에는 엄청난 선투자가 필요하며, 그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자본의 흐름이 없다면 생태계는 지속될 수 없다.
특히 전통시장 옥상, 수산항 부두, 골목상권 공연장이 신인의 데뷔 무대가 되기 위해서는, 이 공간과 콘텐츠를 자산으로 구조화하는 금융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본시장이 성공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민간의 구조화 능력이다.
단순한 공연이나 굿즈가 아니라, 그것이 하나의 ‘수익 가능한 자산’으로 변환돼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은 리츠(REITs),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형태의 자본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팬 참여와 투자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팬의 소비 데이터를 수익 모델로 전환하고, 이를 콘텐츠 IP와 공간 운영 수익으로 연결짓는 민간 기업의 실력이 생태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민간의 구조화 능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화와 정책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 공연특구 내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규제 샌드박스 확대, 초기 자금을 감내할 수 있는 정책펀드 조성 등은 필수적이다.
산업은행, 한국벤처투자, 지역신보, 지방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선순위 투자자로 들어가 위험을 분산시켜야, 민간 자본이 따라붙을 수 있다. 또한 공연, 플랫폼, 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자산에 대한 수익률 평가 기준과 데이터 기반 가치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정부의 몫이다.
결국 K-이니셔티브의 성공은 민간이 구조화하고, 정부가 제도화하며, 양자가 함께 회수 모델을 설계하는 일체형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인천 소래포구나 여수 구항의 공연특구에서 팬과 지역 상인이 함께 만든 공연이 NFT로 발행되고, 리츠로 묶인 공간 운영 수익이 배당되며, 정책펀드가 초기 투자를 선도하고, 팬 플랫폼이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는 구조가 현실이 되어야 한다.
자본은 언제나 ‘수익이 보이는 구조’에만 반응한다.
지금까지의 K-컬처는 감동과 열정의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현금흐름이 있는 자산이 되어야 한다. 전통시장 옥상에서 데뷔하는 아이돌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 플랫폼이 되려면, 그 무대 자체가 자본시장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K-컬처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다.
수익 가능한 자산이며, 자본이 춤출 수 있는 무대다. 그리고 그 무대는 서울의 방송국이 아니라, 지역의 공연특구이자, 콘텐츠 자산화가 실험되는 전통시장일 수 있다. 민간의 기획력과 정부의 제도력이 이 무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면, K-이니셔티브는 ‘정책’이 아닌 ‘산업’으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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