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최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소상히 입을 열었다.
김 후보자는 표적 사정으로 시작된 경제적 고통이 상상을 초월했으며, 억울함 속에서도 성실히 납부한 추징금과 중가산세의 부담이 평범한 생활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요청하지도 않은 중앙당 지원금 성격의 기업 후원금이 문제가 됐다"며 "2002년 당시 기업 후원이 법적으로 가능했지만, 영수증 미발급 문제로 2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추징금을 갚기 위해 전세금까지 털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표적 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표적 사정에서는 중가산 증여세라는 새로운 부담이 그를 짓눌렀다. 김 후보자는 "중가산 증여세는 원래 추징금을 성실히 내지 않는 전두환 같은 사람들을 겨냥한 제도"라며 "그러나 실제로는 저처럼 억울해도 다 내기로 결심한 사람에게만 가혹한 징벌이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매달 140만 원씩 불어나는 세금 압박을 견디기 어려워 어머니 명의의 집을 국가에 담보로 제공하며 분납을 시도했지만, 세무당국은 냉정하게 거부했다고 말했다. 결국 1억 2천여만 원이던 고지금액은 2억 1천여만 원으로 불어나면서 신용불량 상태에까지 몰렸다.
극한의 경제적 고통 속에서 김 후보자는 주변 지인들에게 천만 원씩 사적으로 빌려 일거에 세금 압박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떠한 정치적 미래도 없던 저를 믿고 인간적 연민으로 돈을 빌려준 분들에게 지금도 눈물 나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견디다 못해 결국 여러 사람에게 같은 날짜, 같은 조건으로 천만 원씩 빌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제 신용상태로는 이 방법 외에 다른 길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동일한 차용증 형식은 당시 상황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처음부터 이 분들에게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추징금을 완납한 후 원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며 "근 10억 원의 추징금과 그에 더한 중가산 증여세를 완납할 수 있었고, 최근에서야 은행 대출을 받아 사적 채무를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문회에서 그간의 추징금 납부 과정과 세비 외 소득의 사용 내역을 모두 공개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야당 의원들이 그의 지출 내역 중 교회 헌금 약 2억 원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선 "저는 살아내고 버텨온 것을 하나님과 국민의 은혜로 여긴다"며 "그런 믿음으로 헌금했을 뿐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가족을 향한 검증 공세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모든 것을 발가벗겨진 듯한 고통 속에서 아내는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아이들의 어머니까지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냉혹함 앞에 한 사내로서 무기력하고 부끄럽다"고 호소했다.
또한 자녀의 입시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선 "제 아이는 독립적으로 성장해왔다. 관련 교수도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 왜 문제를 제기했던 언론들은 침묵하고 있느냐"고 따졌다.
기업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중앙당의 요청으로 기업 대표가 전달했던 지원금문제 역시, 해당 기업 대표나 당시 수사 검사들을 불러 조사해도 좋다"며 "저 역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저를 도운 주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된 학력 논란에 대해서도 "하다하다 학력까지 시비를 거는 것은 황당무계하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남아있는 모든 의혹에 성실히 답변하고, 본 청문회가 생산적인 정책 청문회가 되도록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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