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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3년간 망친 산업은행....낙하산 이대로 두면 회복 불가능"..정책금융 마비된 3년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6/14 [09:43]

"윤석열 3년간 망친 산업은행....낙하산 이대로 두면 회복 불가능"..정책금융 마비된 3년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6/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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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 전경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과 K-컬처 글로벌 확장 전략은 출발은 거창했으나 실질적 성과 없이 실패로 귀결됐다.

 

이러한 실패의 이면에는 자본과 금융의 흐름을 정교하게 설계·운용하지 못한 정책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산업전환기에 진입한 국가에서 자본 유도 및 조율 능력은 성공의 핵심 요소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민간시장 중심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정책금융기관의 기능을 사실상 축소시켰다.

 

민간이 리스크를 감당하고 정부는 상징적 지원만 제공하는 구조였지만, 결과적으로 민간 자본은 위험을 회피했고 국가전략 사업들도 좌초됐다.

 

대표적으로 K-컬처펀드는 민간 금융의 소극적 참여로 무산되었고, 반도체 특화펀드 역시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자금조달 부담으로 실패했다. 이는 정책금융 인프라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이 민간 금융이 감당하지 못하는 리스크를 흡수하며 산업 성장과 구조조정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3년간 산업은행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오히려 정치적 하명에 휘둘렸다.

 

특히 산업은행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조직 내 심각한 갈등과 기능 마비를 초래했다.

 

본점 이전 추진 과정에서 금융시장 논리와 실익은 철저히 배제되었고, 반대 의견을 표출한 중간 관리자급 실무 인재들은 조직에서 이탈하거나 좌천됐다. 이른바 '산은 브레인'으로 불리던 정책금융 실무자층이 상당 부분 빠져나가면서 전문성과 경험이 약화되었다.

 

특히 전무이사 등기임에도 불구하고 본점 이전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수석부행장이 좌천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등, 반대 의견을 제시한 간부들에 대한 인사조치가 노골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인사권 행사는 조직 내 비판적 의견을 사실상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더해 중간 관리자층의 이탈 이후 주요 보직은 정치적 충성도를 우선시한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다. 인사권을 장악한 실세들은 반대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배제하며 권력을 유지했고, 일부는 정권 교체 이후 자신들은 "상부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인사구조 변화는 인재 유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 출신의 지원이 급감했고, 최근 2년간 해당 대학 출신 신입사원 채용이 전무한 상태다. 금융공기업 내 대표적 엘리트 코스로 평가받던 산은의 인재 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되었다.

 

내부 신뢰 또한 급격히 저하됐다. 노조가 실시한 내부 경영평가에서 강석훈 전 회장은 100점 만점에 평균 18점, 소통 점수는 14점으로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본점 이전 추진 과정은 조직 내부 분열을 심화시켰고, 지속적인 내부 시위와 외부 항의가 이어졌다. 결국 정권 교체와 함께 강석훈 체제는 종료되었지만, 이 기간 동안 기업구조조정, 스타트업 지원, 첨단산업 투자, 산업전환 금융 등 핵심 정책금융 기능은 사실상 중단되었고, 정책금융 집행액도 40% 이상 감소했다.

 

정권 교체 이후 산업은행 내부는 다시 권력구조 개편기에 돌입했다.

 

기존 낙하산 실세 그룹, 복귀를 준비하는 실력형 간부 그룹, 정책금융 복원을 원하는 실무진 간의 복잡한 충돌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부 낙하산 실세 그룹은 복귀하려는 실무형 간부들을 과거 기득권으로 규정하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단순한 금융 전문성을 넘어 조직 내부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형성된 내부 권력구조와 인사문제를 깊이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 조직 내부 안정과 정책금융 기능 복원을 동시에 이끌 최적의 인사로 평가된다.

 

이번 산업은행 회장 인사는 단순한 인사 절차를 넘어 산업은행 정상화의 분수령이자, 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K-이니셔티브 국가전략의 성공 여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산업은행 인사 문제를 단호히 정비하고 정책금융 기능을 복원할 수 있을지가 향후 대한민국 산업금융 개혁의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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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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