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공감에서 우정의 라운딩으로”… 이재명-트럼프 첫 정상통화, 한미동맹의 새로운 서막

▲ 트럼프와 이재명 전화통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밤 첫 정상통화를 갖고, 한미 양국 간 신뢰와 협력의 새 틀을 확인했다. 특히 두 정상은 각각의 대선 기간 중 겪은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극한 상황 속에서의 리더십 경험을 공유했고, 이는 정치적 공감대를 넘어 개인적 유대 형성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통화는 이 대통령의 취임 사흘째인 6일 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뤄졌다. 통화 시간은 약 20분가량이었으며, 관세 문제 등 주요 실무 의제뿐 아니라 다양한 비공식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격의 없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신뢰와 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정치적 생존자’로서의 리더십 공유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치열한 선거 국면 속에서 물리적 위협을 경험한 바 있다. 트럼프는 과거 유세 중 폭력 시도를 겪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전 칼에 찔리는 피습을 겪었다. 대통령실은 “두 사람 모두 생명의 위협을 받은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점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이 담긴 모자를 선물로 받은 일이 있다”고 회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유쾌한 반응을 보이며 “높은 명성을 가진 이 대통령을 조만간 직접 만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서로의 골프 실력에 대해서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한미 동맹을 위한 라운딩’ 일정을 조율해보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정상통화는 양국 간 실무 협의의 틀을 넘는 정상 간 개인적 신뢰 형성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동맹의 중심축인 미국과의 관계를 긴밀히 설정하고, 실무를 넘어 리더십 차원의 상호 이해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포스트 바이든·트럼프 시대를 준비하는 외교 기반이 시작됐다고도 평가할 수 있다.

정치적 스타일과 국정운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국가 위기 속에서의 리더십 발휘라는 공통 경험은 향후 정책 공조의 정서적 바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상황에서, 향후 한미 간 협력 의제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셈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 같은 정상 간 유대를 제도화된 협력 구조로 확장해 나가는 일이다. 기후 변화, 공급망 재편, 통상 마찰, 반도체 투자, 한반도 비핵화 등 복합 이슈가 얽힌 지금,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대화 채널이 확보되었다는 점은 한국 외교에 중요한 자산이 된다.

동시에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의 한복판에서 ‘자주와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외교’를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아시아 질서 재편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에 한국은 한미 동맹의 안정성은 유지하되, 중국·일본과의 관계 재정립에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첫 미국 정상과의 통화는 단순한 형식적 만남을 넘어, 위기와 생존의 경험을 공유한 동시대 리더 간의 동맹 복원 출발점이었다. 한국의 외교는 이제 그 여운을 전략으로 바꾸는 뚝심과 유연함을 시험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