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일관성 없는 정책, 아시아에서 미국의 몰락 예상..한국의 전략무역에서 밀려나는 미국, 중심으로 떠오르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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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과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트럼프는 재집권했고, 다시 ‘미치광이 외교(Madman Diplomacy)’를 시작했다. 예측 불가능한 트윗 외교, 자국 중심의 무역 압박, 동맹을 협박 도구로 삼는 국방비 요구는 동아시아 전체를 혼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안보·경제 양면에서 미국에 구조적으로 의존해 온 만큼, 그 파급은 치명적이다. 이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소극적 균형 외교를 넘어서야 한다. 전략적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다자 외교와, 미중이 아닌 ‘동아시아 중심축’ 재편을 향한 선제적 구조전략이 시급하다. 트럼프의 혼돈은 우리가 외교 주권을 확대할 결정적 기회일 수도 있다.
무역에서 밀려나는 미국, 중심으로 떠오르는 중국
트럼프는 TPP에서 탈퇴한 이후 CPTPP나 RCEP 등 아시아 주도 경제협력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다자 무역 플랫폼에서 영향력을 넓히며, 아시아 국가들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동남아 역내 무역은 전체의 60%를 넘었고, 미국은 사실상 ‘경제적 주변부’로 밀려났다. 한국도 이미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25%에 달하며,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처지다. 문제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모든 주요 수출국을 정조준하며, 경제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아시아 경제질서의 뇌관이 되다
트럼프는 ‘중국+1’ 국가들에게조차 관세를 부과하며 공급망 전체를 무너뜨리는 중이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의 생산 거점은 중국 부품 환적을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고, 한국과 일본의 전자·자동차 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통상 압박이 아니라, 동아시아 가치사슬을 해체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철강, LNG 분야 모두에서 양국 사이의 제재 및 수요 협박을 동시에 받고 있어, 산업안보 차원의 다자적 방어망 구축이 필요하다.
동맹국 압박이 자초한 신뢰의 붕괴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무역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동맹국의 존엄성까지 흔들고 있다. 일본에는 GDP의 3%를, 대만에는 국방비의 10%를 요구했고, 한국에는 주한미군 철수 협박을 반복하며 극단적 압박을 가해 왔다. 이 같은 행태는 미국의 안보 보장국으로서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있으며, 동시에 아시아 각국이 중국과의 외교적, 경제적 ‘헤징 전략’을 강화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 ▲ 사법부가 트럼프 정권에게 내린 무역정책의 철퇴 |
미국은 해방자에서 파괴자로 전락했다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미국은 더 이상 해방자가 아니라, 파괴자이며, 임대료를 요구하는 지주”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호주 전 총리 턴불 역시 “미국은 더 이상 우리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통적 동맹국들조차 미국을 불신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의 돌출적 언행과 초국가적 합의에 대한 반복적 파기로 인해 누적된 결과다.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미동맹을 성역화하기보다, 현실적 리스크로 재정의할 시점이다.
미국을 떠나는 아시아, 중국과 손잡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의 3자 무역협정을 논의하고 있고, 유럽연합도 중국과의 새로운 공급망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다. 중국은 CPTPP 가입을 추진하며 일본·호주의 지지를 확보했고, EU도 CPTPP와의 별도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가 촉발한 ‘미국의 자기소외’ 현상이 동아시아 전체의 외교·무역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대중 의존도를 줄이되, 전략적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한 ‘우회적 다자 연대’를 활용해야 한다.
중국도 완전한 대안은 아니다
물론 중국 역시 완전한 대안은 아니다. 과잉 생산과 기술 통제, WTO 제소 등으로 인해 다수 국가의 불신을 받고 있다. 중국은 전략물자 통제나 기술이전 조건 등에서 여전히 비대칭적이며, 특히 디지털 네트워크, AI, 무기체계는 정치적 의존을 유도하는 위험 요소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철저히 실리 위주로, 안보 및 기술 분야는 ‘디커플링’ 원칙을 적용하는 차별적 이중 전략을 펼쳐야 한다.
불확실한 미국, 아시아의 새 판을 흔들다
트럼프의 미국은 더 이상 ‘질서의 제공자’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적 규범과 제도를 해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는 ‘신냉전식 분할’이 아니라 ‘주권 기반 다극질서’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 미중 어느 쪽에도 종속되지 않으며, 양측과의 관계에서 교차적 이익을 최대화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 무역 협상, 외교 일관성에서 미국의 돌발 행보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한국 주도의 중견국 협력체(MIKTA 등)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더 이상 선택을 강요받는 나라가 아니다
한국은 이제 중간자 외교를 넘어 전략자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 일본과는 안보·경제 실용협력을 강화하되, 역사 문제는 따로 풀어야 한다.
중국과는 공급망 다변화 및 탈기술 의존을 병행하고, 미국과는 동맹의 유연성을 전제로 한 ‘조건부 협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대미 의존 일변도의 안보 전략은 폐기하고, 위기 시 ‘우리 항구를 열 것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트럼프의 미치광이 외교는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다. 주권 기반 외교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는 또다시 누군가의 손바닥 위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