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부도 위기서 한국 추월한 비결은 ‘니어쇼어링’과 높은 도시화율높은 도시화율·FDI 유치로 제조업 성장…범죄·빈부격차 과제 남아
지난 수십 년간 재정 위기에 시달렸던 멕시코가 최근 경제 성장 속도에서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의 도시화율은 80%를 넘어섰으며, 이를 바탕으로 선진국에 근접한 산업 구조를 갖추면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니어쇼어링(nearsourcing)’ 전략이 맞물리며 자동차·의료·우주항공 분야 중심으로 산업단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멕시코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는 값싼 인건비와 낮은 규제가 결합된 결과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이미 미국 시장에 깊숙이 통합된 구조가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는 미국 기업들에게 대체 생산지 이상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며, “높은 도시화율이 안정적인 물류·인프라 기반을 제공한 점도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국제기업들은 멕시코의 저렴한 임금과 규제 완화 혜택을 누리면서도, 선진국 수준의 도로·전력·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의 90% 이상이 수출용으로 운영되며, 항공우주 부문에서도 세계 14위권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다변화된 산업 구조는 멕시코 경제의 외부 충격 흡수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 뒤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멕시코의 살인율이 높은 50개 도시 중 18개가 해당국에 몰려 있을 정도로 치안 문제가 심각하며, 사회적 빈부격차 역시 여전하다. 대다수 노동자가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고 있는 현실은 성장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와 함께 멕시코 정부가 탈(脫)탄소 정책을 뒤로하고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유지하며 신규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승인을 중단한 점도 향후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멕시코는 높은 금리 정책으로 외국 자본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경기 부양을 어렵게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미국 국경과의 근접성 덕분에 노동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인구 유출과 현지 소비 위축을 동시에 겪는 모순도 빚어진다.
또한 멕시코 시티가 호수를 매립한 지반 침하 현상, 지방 소멸 우려 지역의 물류·위생 문제 등은 한국이 가진 지방 균형 발전 과제와도 맥을 같이한다. 멕시코에서는 생필품을 트럭으로 이동·판매하는 방식이 확산될 만큼 치안과 위생 관리가 어렵다.
멕시코의 급격한 성장 뒤에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높은 도시화율이 만든 인프라 경쟁력,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규제 수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성장 이면의 사회·환경 위험 요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멕시코 사례를 통해 ‘전략적 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치안·분배·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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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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