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화학분자생물학회 강봉균 회장이 5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제31차 아시아.오세아니아생화학분자생물학 국제총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국내외 생명과학 분야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31차 아시아·오세아니아 생화학·분자생물학 국제학술총회(FAOBMB 2025)’가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생명과학, 혁신의 물결이 밀려오다(Revolution in Biomedical Science; RIBS)’를 주제로 2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총회는 세계 30여 개국에서 4천여 명이 넘는 생명과학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최신 연구 성과와 기술 교류, 국제협력의 장으로 진행된다.

개막식에는 강봉균 생화학분자생물학회 회장(IBS/서울대), 김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생화학분자생물학 연맹 회장(한동대/고려대)을 비롯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쉬트호프(Thomas C. Südhof) 교수, RNA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IBS 단장) 등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참석해 기조 강연을 펼친다.

이번 총회는 특히 한국이 글로벌 생명과학 허브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로, 유치 당시 홍콩 등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부산이 최종 개최지로 선정된 바 있다.

총회 첫날에는 샤먼대학교 셍차이 린 교수가 유럽생화학회연맹(FEBS) 우수연구자상(FEBS Award for Research Excellence 2025)을 수상하며 기념 강연을 열었고, 21일에는 하버드대 마르샤 헤이기스 교수와 데이비드 류 교수가 각각 기조 강연에 나선다.

22일 오전 열리는 핵심 기조 강연에서는 쉬트호프 교수가 ‘치매 정복의 실마리, 뇌의 장기 기억 회로에서 발견되다’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세계보건기구는 2050년까지 치매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1억 3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도 치매 인구가 곧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연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어 김빛내리 교수는 ‘바이러스와 RNA 치료제에서 배우는 RNA 안정성 조절’을 주제로 RNA 생물학의 핵심 메커니즘을 조명할 예정이다.

23일에는 교토대 가츠토시 모리 교수가 폐막 기조 강연에 나서며, 유럽생화학회연맹 특별강연(FEBS Lecture), 시상식과 폐막식이 이어진다. 총회에 앞서 18일부터 20일까지는 부산 Prestige Biopharma와 연계해 ‘젊은 과학자 프로그램(Young Scientist Program)’도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17개국 70여 명의 신진 연구자들이 연구 발표와 네트워킹을 진행하며 차세대 과학계의 주역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이번 학술총회 기간 동안에는 CRISPR 유전자 가위, 암세포 사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면역학, 바이러스 등 20개 분야에 걸친 전문 심포지엄이 진행되며, 한-호주, 한-필리핀, 한-중국, 한-일본 등 국제공동 연계 심포지엄도 마련돼 각국 과학자 간 협력 기반이 강화된다.

최신 연구 장비와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산업 전시회도 벡스코 현장에서 함께 열려 산업계와 학계 간 교류도 기대를 모은다.

이번 총회를 주관한 생화학분자생물학회(KSBMB)는 1948년 창립된 국내 대표 생명과학 학술단체로, 약 1만9천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SCI급 학술지인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5년 평균 피인용지수 11.7)과 BMB Reports(5년 평균 피인용지수 4.4)를 발간하는 등 국내 바이오의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생화학분자생물학 연맹(FAOBMB)은 1972년 창립 이래 아시아, 오세아니아는 물론 유럽과 환태평양 지역까지 포괄하는 최대 규모의 생명과학 지역 연맹으로 성장해왔으며, 김준 교수의 회장 재임 기간 중 이번 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됐다.

김 회장은 개막식에서 “한국이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육과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였으며, 지금이야말로 그 뿌리를 되새기고 다음 세대를 위한 토대를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봉균 회장 또한 “이번 총회를 통해 학문 간 융합과 국제협력이 확산되고, 한국 생명과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