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KF-21 수출에 그림자 드리우는 AI 계약…KAI 내부 반발 확산"

-43억 원 지급한 쉴드AI 계약, 로열티 10% 우려에 “팔수록 손해”
-MBC 보도에 따르면, 실무 부서 일제히 반대에도 ‘2달 반 속전속결’ 계약 체결
-지재권 소송 위험까지…“국산 전투기 신뢰도 훼손 우려, 재검토 필요”

전용욱 기자 | 기사입력 2025/05/17 [10:07]

"KF-21 수출에 그림자 드리우는 AI 계약…KAI 내부 반발 확산"

-43억 원 지급한 쉴드AI 계약, 로열티 10% 우려에 “팔수록 손해”
-MBC 보도에 따르면, 실무 부서 일제히 반대에도 ‘2달 반 속전속결’ 계약 체결
-지재권 소송 위험까지…“국산 전투기 신뢰도 훼손 우려, 재검토 필요”

전용욱 기자 | 입력 : 2025/05/17 [10:07]
본문이미지

▲ KF-21 '보라매'는 대한민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로, 2021년 4월 9일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시제 1호기가 공개되었습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수출과 개발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이상한 방산 계약’이 체결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문제의 중심은 자율비행과 전투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된 ‘AI 파일럿’ 기술이다. KF-21은 대당 1천억 원 수준으로 가격 대비 성능에서 우위를 점하며 수출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KAI는 미국 방산 AI 전문기업인 쉴드AI의 개발용 소프트웨어를 1년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43억 원을 지급했다. 해당 계약은 지난 3월 체결됐으며, 검토 개시 후 불과 2달 반 만에 이례적인 속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 계약이 향후 KF-21 수출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내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된 문제는 로열티 비용이다. 쉴드AI는 과거 거래처로부터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저작권료를 받아온 전력이 있어, 해당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개발된 AI가 KF-21에 탑재될 경우 기체 1대당 약 100억 원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KF-21의 양산 계획이 120대에 이르는 만큼, 총 1조 2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문제를 우려한 KAI 내부 구매팀, 감사팀, 법무팀은 일제히 계약 체결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최종 결정은 이를 무시하고 강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부서들은 이미 자체 AI 파일럿 기술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굳이 외국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문제는 지적재산권 분쟁 가능성이다. KAI 법무팀은 향후 쉴드AI가 “소프트웨어 유사성”을 근거로 지재권 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방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AI 기술의 특성상 전투 시나리오나 비행 환경이 유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썼다, 안 썼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재권 분쟁은 곧 KF-21 수출국의 방산 신뢰도를 흔들 수 있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출 계약 도중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거래 상대국은 위험 회피를 이유로 구매를 포기할 수 있고, 이는 한국의 방산 시장 평판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실제로 한 KAI 내부 관계자는 “쉴드를 끼워 넣을 이유가 없다”며 “이미 독자적인 AI 파일럿 개발이 상당 수준 진척돼 있는 상태에서 불필요한 외부 소프트웨어 도입은 오히려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계약이 기술 개발보다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KAI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43억 원은 업계 기준으로 보면 큰돈이 아니며, 쉴드AI의 로열티 10%도 확정된 조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계약은 1년간 시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실제 KF-21 장착 여부는 추후 협의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계약이 일종의 ‘트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험 사용이라는 명목이 향후 실사용 및 기술 의존도로 이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지재권 문제가 불거질 경우 전체 KF-21 프로젝트가 국제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KF-21은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적 4.5세대 전투기로, 향후 수출 시장에서 핵심 방산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계약 논란은 그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으로, 정치적 외풍 없이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기사 좋아요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월간 기후변화 기자
내외신문 전북 본부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