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은 본인의 뜻”이라며 출당 조치를 부정했다. 전날 “계엄으로 고통 겪은 국민께 사과한다”고 했던 태도는 단 하루 만에 철회된 셈이다.
사과의 진정성을 가늠할 유일한 잣대인 ‘윤석열과의 절연’에 대해 김 후보가 내놓은 대답은 사실상 “나는 여전히 내란의 공범과 함께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우리는 김문수 후보에게 되묻는다.
도리는 윤석열에게만 있고, 국민에게는 없는가? 사과가 진심이라면 적어도 그 사과의 대상을 향한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한다.
그러나 김 후보는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을 감싸며, 그의 탈당 요구를 “면책용”이라며 깎아내렸다. ‘도리가 아니다’라는 말은 도리로 포장된 비겁함이며, 민주주의를 유린한 내란세력에 대한 애정 고백일 뿐이다.
그간 김 후보는 12·3 계엄 음모의 ‘열렬한 신봉자’였다. “계엄이 국가를 지켰다”던 인물이다. 그러던 그가 관훈클럽에선 “정중한 사과”, 채널A 인터뷰에선 “죄송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그 ‘입’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이 사과는 허언이며 면피용 쇼일 뿐이다. 고개는 숙였지만 손은 여전히 윤석열의 등 뒤에 있다.
김 후보가 이 자리에 오른 과정도 민망하다. 자력 후보라기엔 웃음이 날 지경이다. 친윤계가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후보로 세우기 위해 김 후보를 경선에 미끼로 썼고, 당원들의 분노가 그를 최종 후보로 밀어준 것이다.
한 마디로 ‘반사이익 후보’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여전히 윤석열의 정치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배신당했고, 당원은 이용당했다.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인 김용태가 “15일 비대위 임명 이후 김 후보가 입장을 낼 것”이라 했지만, 김 후보는 이미 “출당 불가”라는 입장으로 선수를 쳤다.
스스로 당무우선권을 쥐고 먼저 당문을 걸어 잠갔다. 말하자면 윤석열을 당 안에 꽁꽁 숨긴 것이다. 어차피 자신이 비대위보다 위라고 여기는 ‘계엄후보’ 김문수의 독선이 시작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을 맞아 ‘내란 잔당’이 아닌 ‘민주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윤석열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걸 하지 않는다면 김문수 후보도, 국민의힘도 내란의 변종일 뿐이다.
민주주의는 계엄령과 양립할 수 없다. 헌정파괴는 잊을 수 없는 죄다. 윤석열의 파면으로 열린 이 선거는, 윤석열의 망령을 불러온 자들에게 돌아가선 안 된다.
김 후보는 “앞으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엄을 사주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자와의 동행을 거부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무슨 소통을 하겠는가. 어제의 사과는 쇼였고, 오늘의 침묵은 범죄다.
국민의힘은 각성하라. 윤석열을 품고 가는 대선은 국민 모욕의 연장이다. 김문수 후보는 각오하라. 당신의 이름은 역사에 ‘계엄 유산’으로 기록될 것이다.
2025년 5월 14일 12.3 민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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