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붕괴 위기… 창작자들 직접 나섰다”..드라마창작연대 출범‘드라마 창작자 연대’ 출범… OTT 독점, 제작비 폭등, 지상파 축소 속에서 산업 붕괴 경고
한국 드라마 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에 섰다. 글로벌 OTT 플랫폼의 독점과 제작비 상승, 그리고 지상파 드라마 편성 축소가 맞물리면서, 한류의 주역이던 드라마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목소리가 현장 창작자들로부터 직접 나왔다.
작가, 연출자, 스태프, 제작사들이 연대한 <드라마 창작자 연대>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대로 가면 드라마 한류의 뿌리 자체가 뽑힐 수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총체적 대응을 촉구했다.
“좋은 드라마를 공짜로 즐겨왔던 시청자들이 이제는 일부만 접근할 수 있는 구독 콘텐츠로 밀려나고 있다.”
창작자들은 최근 해외에서 화제를 모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며, “정작 그것을 진심으로 보고 싶었을 국내의 절반 이상은 구독료 부담 때문에 시청하지 못했다”며 ‘드라마의 공공성’이 무너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지상파에서 외면당한 서민 시청자들은 OTT 구독 장벽에 가로막힌 채 ‘다른 사람들만의 잔치’를 지켜보게 됐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는 현재의 시장 상황이 ‘약탈적 가격 구조’와 ‘하청 제작의 구조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점유율은 60%를 넘어서며 사실상 독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 제작사들은 자생력을 잃고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드라마의 공공재적 가치’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제작비의 폭등이다.
팬데믹 기간 회당 6~7억 원이던 제작비는 2024년 기준으로 <재벌집 막내아들> 1회당 16억 5천만 원, <우영우> 16부작에 200억 원, <빅마우스> 총제작비 300억 원 수준으로 뛰었다.
광고 완판에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하이리스크 로우리턴’ 구조가 되어버렸고, 방송사들은 연이어 드라마 편성을 축소하고 있다.
이에 <드라마 창작자 연대>는 다섯 가지 긴급 대책을 제시했다.
첫째, 지상파 3사의 드라마 편성 포기를 막기 위한 공익 드라마 편성 의무화와 국가 지원.
둘째, 과도한 스타 출연료 조정과 관련한 제작 규칙 논의 기구의 조속한 설치.
셋째, 인접국의 불법시청에 대한 외교적 대응.
넷째, 광고규제의 차별적 구조 개편.
다섯째,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 TV채널의 활력 회복이다.
이와 함께 ‘무료 플랫폼’에서의 기회를 강조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저비용 고퀄리티 영상제작 전략도 제안되었다.
“AI가 대본을 쓰고 배우를 대체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촬영비 절감에 기여하는 AI 믹스 기술을 말한다”고 선을 그은 창작자들은, AI 기술과 영상 노하우를 결합하면 실사 숏폼·미드폼 드라마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드라마를 ‘영상 제조업’으로 규정한 점이 눈에 띈다. “TV 드라마가 과거엔 전파 송신 기술로 영화 산업을 위협했듯, 이제는 AI 기반의 제작기술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OTT의 유료시장 독점 이후, 남은 무료 플랫폼 경쟁에서 한국 드라마 산업이 기술을 무기로 다시 한류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기자회견문에서는 드라마 제작 환경의 양극화와 ‘거대 자본과 빈익빈의 공존’이라는 비정상적 구조도 지적됐다.
대형 자본은 블록버스터식 제작에만 집중하고, 중소 제작사와 창작자들은 일감조차 얻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드라마 산업 생태계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창작자 연대>는 마지막으로 “한류의 시작은 드라마였고, 그 뿌리를 잃으면 국가 브랜드도 위협받는다”고 호소했다.
정부와 정책 당국, 방송사, 통신사, 기기업체,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복원할 것을 촉구하며 “이번 위기를 공동 대응하지 않으면, 한국 드라마는 더 이상 세계 속 문화콘텐츠의 주역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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