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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얼굴, 인간의 그림자” –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들려주는 세계 범죄의 심리학

“연쇄살인부터 조직범죄까지… 범죄자 안에 숨은 ‘왜’에 집중하다”

“테드 번디에서 치카틸로까지, 괴물은 사회가 만든다”

“범죄가 묻는다: 우리가 놓친 심리적 결핍과 사회의 책임”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5/07 [10:48]

“범죄의 얼굴, 인간의 그림자” –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들려주는 세계 범죄의 심리학

“연쇄살인부터 조직범죄까지… 범죄자 안에 숨은 ‘왜’에 집중하다”

“테드 번디에서 치카틸로까지, 괴물은 사회가 만든다”

“범죄가 묻는다: 우리가 놓친 심리적 결핍과 사회의 책임”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5/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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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창원 전의원    

 

 

다큐멘터리와 심리 분석 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 ‘프로파일러 표창원과 몰아보는 세계의 범죄사건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표창원 전 국회의원이자 프로파일러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대표적 범죄 사건들을 심리학적, 사회학적 시선으로 해석하며 기존 범죄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깊이를 선보인다.

 

그는 단순히 범죄 사실을 나열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을 반복하지 않는다. 대신 범죄자의 내면 심리와 사회적 배경, 사건이 드러내는 국가 시스템의 한계까지 폭넓게 접근한다.

 

첫 회에서는 미국의 대표적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 사건을 다룬다. 번디는 지적인 외모와 친절한 성격으로 여성의 경계를 허문 뒤 범행을 저질렀다. 표창원은 그를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형 사이코패스”로 분석하며, ‘외적 매력’과 ‘권력욕’이 결합된 병적 성격이 어떻게 범죄로 발전하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특히 번디가 범행을 통해 자신이 ‘신과 같은 존재’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점에 주목한다. 이는 범죄가 단순히 분노나 충동의 결과가 아니라, 왜곡된 자기 정체감과 권위 추구 본능의 극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일본 ‘사카키바라 사건’은 14세 소년이 벌인 충격적인 살인을 조명한다. 피해자는 어린이였으며, 가해자는 범행 후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는 등 범죄를 놀이처럼 여겼다.

 

표창원은 이 사건을 통해 청소년기의 자기정체성 혼란, 감정 조절 실패, 사회적 소외감이 결합할 때 어떤 파괴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일본 사회의 억압된 정서 구조와 감정 표현의 부재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강조하며, ‘무감정의 사회’가 만들어낸 일그러진 자아의 폭발로 규정한다.

 

한국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표창원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과거 이 사건의 분석과 수사 자문에 참여한 바 있으며, 본인의 프로파일링 경력 중 가장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는다.

 

그는 당시 수사 과정의 문제점으로 ‘편견과 고정관념’을 지적한다. 범인은 ‘조용한 이웃’으로 알려진 평범한 남성이었지만, 수사는 ‘변태적 성도착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오랜 시간 진범을 놓쳤다. 표창원은 “범죄자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평범함 속에 숨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프로파일링의 핵심은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데 있다고 말한다.

 

19세기 영국의 ‘잭 더 리퍼’ 사건은 현대 범죄 심리학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보여주는 고전적 사례다. 표창원은 이 사건을 통해 미해결 범죄가 대중의 상상력과 결합될 때, ‘범죄의 신화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지적한다.

 

잭 더 리퍼는 단순한 살인자가 아니라, 당시 산업혁명기 영국의 계급 갈등, 여성 혐오, 언론의 선정주의가 빚어낸 산물이었다. 그는 “공포는 본능이지만, 신화는 구조다. 잭 더 리퍼는 우리가 만들어낸 괴물”이라고 말하며, 범죄 자체보다 그를 소비하는 사회의 태도를 더욱 문제 삼는다.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중심으로 한 마약 카르텔 이야기는 범죄와 권력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표창원은 에스코바르의 심리 구조를 ‘구세주 콤플렉스’라고 분석한다. 빈민가에 학교를 짓고, 돈을 뿌리며 지지를 끌어낸 그는 자신을 ‘국가보다 나은 리더’로 착각했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병적인 통제 욕구와 자기중심적 세계관이 숨어 있었다. 그는 “범죄자가 신이 되면 국가는 악마가 된다”는 말로, 제도적 실패와 대중의 왜곡된 지지가 어떤 괴물을 만드는지를 경고한다.

 

소련 해체기 러시아를 공포에 몰아넣은 안드레이 치카틸로 사건은 체제 붕괴와 사회 불안이 결합할 때 어떤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표창원은 치카틸로의 범죄를 ‘억압과 결핍의 복합적 결과’로 분석한다. 유년기 학대, 성기능 장애, 사회적 무력감이 누적되며 그는 결국 ‘자기 파괴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살인에 빠져들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동체가 한 인간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 결과였다.

 

이탈리아의 마피아 조직 ‘코사노스트라’는 개별 범죄가 아니라 범죄 시스템 그 자체를 상징한다. 표창원은 조직범죄의 핵심은 ‘두려움의 사회화’라고 말한다. 마피아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침묵의 윤리’를 통해 지역 사회 전체를 지배한다.

 

그는 이를 ‘사회적 공포정치’로 정의하며, 범죄와 정치, 법이 공존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낸다. 특히 그는 “범죄보다 무서운 건 그 범죄에 익숙해진 사회”라며, 일상 속 범죄 정상화에 대한 경계를 촉구한다.

 

이 시리즈는 각 범죄가 끝날 때마다 “무엇이 이 범죄를 가능하게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표창원은 반복해서 ‘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한다. 무너진 가정, 외면당한 정신 건강, 실패한 교육, 침묵하는 공동체는 언제든지 또 다른 범죄자를 만들 수 있다.

 

그는 “범죄자를 만드는 건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사회의 결핍”이라는 확신을 갖고, 범죄 예방의 핵심은 ‘심리적, 제도적 돌봄’에 있다고 말한다.

 

 

‘프로파일러 표창원과 몰아보는 세계의 범죄사건들’은 단순한 범죄 콘텐츠를 넘어서, 우리가 사는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다. 표창원은 시리즈를 통해 “범죄를 소비하지 말고, 이해하라”고 말한다.

 

그는 각 사건 속 범죄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비추며, 공포가 아니라 공감과 개선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콘텐츠는 범죄의 흥미를 넘어서 인간과 공동체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여정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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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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