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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망치는 세계 – 관세 전쟁이 몰고 올 지각변동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5/06 [10:40]

트럼프가 망치는 세계 – 관세 전쟁이 몰고 올 지각변동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5/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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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중상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와 그의 참모 피터나바로, 로버트라이트하이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5년 재집권 후 단행한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전략을 넘어 미국 내외에 심대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CNN, MSNBC,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 인사이더, Vox 등 주요 미국 언론들은 이번 조치를 경제적, 정치적, 지정학적 재앙의 서막으로 규정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트럼프의 돌발적인 관세정책이 불러올 세 가지 핵심 파장, 즉 경제적 충격, 정치적 후폭풍, 국제 질서의 격변을 중심으로 종합 분석한다.

 

▲  미국 소비자와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트럼프가 발표한 최대 145%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 고율 관세는 단기간 내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있다. 장난감, 의류,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소비재는 물론, 헐리우드에서 제작된 미국산 콘텐츠를 제외한 외국영화까지 100% 관세가 적용되며 미디어 시장에 전례 없는 충격파를 안겼다.

 

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디즈니,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등 주요 콘텐츠 기업들은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으며, 해외 콘텐츠를 수입하는 플랫폼들은 사업 구조 전환 또는 해외 시장 철수를 검토 중이다. 소비자 단체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저소득층을 직접 타격하는 역진적 조세효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내 제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중국에서 조립된 부품을 수입해 미국 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생산 모델이 무너지고 있으며, 중소 제조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로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미국 전역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미 수천 개의 점포에서 제품 공급 차질을 이유로 일시 영업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한국, 멕시코 등 중간재 공급 국가들도 충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지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가 아닌,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복합 공급망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글로벌 디커플링(de-coupling)의 현실화"로 지적했다.

 

▲ 정치적 후폭풍-보수진영의 균열과 민주주의의 위기

 

트럼프는 본인의 관세정책을 "경제적 재조정"이라고 표현하면서 2028년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장기적 고통 감수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치명적인 분열을 불러왔다.

 

보수 경제학자인 필 그램 전 상원의원은 "이번 정책은 사실상 자살골"이라고 직설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경제우선파와 트럼프 추종파 사이의 균열이 깊어지고 있으며,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수출입 산업 중심지 주의 주지사들은 공개적으로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에 보수언론의 대표주자인 월스트리트저널마저 트럼프를 향해 "역대 최악의 무역전쟁 주역"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의 재집권이 사실상 공화당의 장기적 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더욱이 트럼프의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은 2026년 중간선거에서 대규모 승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트럼프식 고립주의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을 위한 고통"이라는 명분은 대중 선동의 도구로 활용되며,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오용되고 있다. 이는 브라질, 헝가리, 인도 등 다른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에게 잘못된 롤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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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과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국제질서의 재편- 미국의 고립과 중국의 기회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정책은 미중 무역전쟁을 경제전략에서 지정학 전략으로 전환시켰다. 중국은 이에 대응하여 자국 내 소비 진작 및 산업 고도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미국을 우회한 다자간 무역협정(CPTPP, RCEP, BRICS+)을 강화하고 있다. Vox는 이를 두고 "미국의 스스로 고립화 전략은 중국에게 전략적 공간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인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조차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신뢰할 수 없는 동맹국이 되었다"고 직설했다.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한편,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사우디와의 석유 결제 시스템 다변화 등을 추진하면서 달러 중심의 국제 질서에 균열을 내고 있다. 특히, 위안화 기반의 결제망(CIPS)을 통해 SWIFT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은 중동, 동남아, 남미의 일부 국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향후 금융패권의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중국은 트럼프의 고율관세 정책을 미국 내 빈부격차와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정치적 약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미국식 자해행위"라고 규정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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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표를 들고 상호 관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위에서 7번째에 한국이 적혀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경제 정책을 넘어선 하나의 '문명 충돌'의 서막이다.

 

그의 결정은 미국 내 소비자, 기업, 정치 체제에 충격을 주는 것을 넘어서 세계 경제 질서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경고하듯, 지금 이 순간 트럼프는 자신만의 패권주의적 세계관으로 전 지구적 경제와 안보 질서를 재편하고 있으며, 그 재편은 혼돈과 갈등, 불확실성의 연속일 수 있다.

 

그가 망치는 세계는 단지 미국의 미래가 아닌,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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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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