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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분석]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2.0', 미국 쇠퇴 얼마 남지 않았다.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5/05 [11:24]

[특집 분석]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2.0', 미국 쇠퇴 얼마 남지 않았다.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5/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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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2기, 한국생존전략”(도서출판 당나귀)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부활한 ‘아메리카 퍼스트 2.0’은 미국 외교사에서 전례 없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 외교·안보 전략의 기조를 송두리째 바꾸는 정책 패러다임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 연설에서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곧 미국이 스스로 국제질서의 중심에서 물러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었다.

 

가장 직접적인 파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나타났다. 트럼프는 유럽 동맹국들에게 GDP 대비 2% 이상의 방위비를 요구하며 “공짜 안보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등은 이를 '협박 외교'라 비판했고,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우리는 이제 유럽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유럽군 창설론을 다시 꺼냈다.

 

2025년 3월, 유럽연합은 방위산업기금을 확대하고, NATO와 별도로 운용될 신속대응군 창설을 공식 의제로 채택했다. 미국이 만든 체제에서 미국 없이 생존을 모색하는 자조적 현실이 된 것이다.

 

아시아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 주한·주일미군 주둔 비용을 200% 가까이 인상할 것을 요구했고, 훈련 중단 및 무기 구매 압박도 가중됐다.

 

그 결과 한국에서는 자주국방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고,  2025년 상반기 한국 국회 국방위 청문회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공식 의제로 올라왔다. 일본 역시 자위대의 '국군화'를 선언하며 평화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미국 주도의 국제안보체제 붕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가 강조한 ‘미국 우선’은 오히려 ‘동맹 배신’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미국의 전략적 후퇴를 기정사실화하고 자체적 생존전략을 모색 중이다.

 

이는 미국의 전통적 리더십에 근본적 균열을 일으키고 있으며, 다극체제로의 전환을 급속히 가속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인도-프랑스 안보협력 강화다. 2024년 말부터 두 국가는 방위기술 공동개발과 원자력 잠수함 기술 이전 협정을 체결했고, 이는 미국 없이도 아시아 내 대중 견제를 감당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미국이 빠진 자리를 중국, 러시아, EU가 메우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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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중상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와 그의 참모 피터나바로, 로버트라이트하이저    

 

 

보호무역과 반이민의 역풍, 기술 패권의 붕괴 위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일자리 회복'과 '산업 기반 복원'을 명분으로 보호무역 정책을 전면화했다.

 

그는 “우리는 다시 철강을 만들고, 다시 자동차를 조립하며, 다시 석유를 생산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재공업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2025년 초,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일본, EU의 자동차와 반도체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 결과 미국 내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는 유럽 및 아시아 부품 수입 차질로 생산 지연 사태를 겪었고, 현대차는 미국 내 앨라배마 공장의 부품 공급망 붕괴로 조업 중단을 선언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단절은 소비자 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고, 월스트리트에서는 "트럼프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첨단 산업도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글로벌 협업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한 산업이다. 트럼프의 자국 중심 R&D 정책은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을 중단시키며, 미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 후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텔과 엔비디아는 이미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와의 협업 계약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는 미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며 H-1B 비자 발급을 대폭 축소했고, 고급 인력 유입을 막는 새로운 이민심사 제도를 도입했다.

 

그 여파로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은 고급 AI·데이터 과학 인재를 유럽과 캐나다로부터 유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미국의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민 배제는 곧 미국 기술의 몰락"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사례로, 2025년 2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인 AI 엔지니어 17명이 입국 비자 발급 지연으로 불참했으며, 주최 측은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미국은 더 이상 기술혁신의 중심지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민 억제는 단순한 정치 의제가 아닌, 기술 생태계 전체를 뒤흔드는 위험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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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과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패권 후퇴와 지정학 불안, 국제사회 신뢰의 상실

 

트럼프의 고립주의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가장 명확하게 미국의 리더십 약화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복원했던 국제협정을 줄줄이 파기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란 핵합의(JCPOA) 재파기다.

 

이란은 2025년 4월, 핵 농축 농도가 90%에 근접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 이후, 핵무기 보유국과 다를 바 없는 지위를 사실상 획득하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실질적인 중재나 인도적 지원을 거부했고, 그 결과 중동 내 미국에 대한 반감은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카타르, 오만, 터키 등 전통적 친미 국가들조차 중립을 선언하거나 친중 기조로 이동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의 혼란이다.

 

트럼프는 재선 직후 기존 협약을 파기하고 탈레반과의 비공식 접촉을 재개했으며, 그 대가로 미국은 정보기관의 접근권을 상실하고 테러 위험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2월, IS-K가 카불에서 미국 대사관을 겨냥한 자폭테러를 감행했고, 이는 미국 외교관 4명의 사망으로 이어졌다. 세계는 더 이상 미국의 안전망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자체도 더 이상 세계의 안정에 책임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트럼프의 접근은 실질적 성과 없이 이미지 정치에 그쳤다.

 

그는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그 사이 전술핵·ICBM 소형화·잠수함 발사 플랫폼 개발 등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해왔다.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줄어들자 북한은 보다 대담한 도발을 감행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내 핵무장론을 정당화시키는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외교 실패는 결국 국제기구에서의 미국 입지 약화, 달러 패권의 도전, 국채 시장의 신뢰 저하라는 2차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내 개혁 논의에서 미국의 발언권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아프리카개발은행(ADB) 등지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결제 채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5년 4월 현재, 13개 국가가 에너지 수입 결제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선택했으며, 이는 미국 국채 수요에도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2.0’은 미국 내에서는 단기적으로 정치적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나, 글로벌 차원에서는 자국의 패권 기반을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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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준 교수는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와 대한민국 경제정책 전략’ 강연에서 장 교수는 “트럼프 진영은 전략도 없고, 트럼프 대통령은 워낙 변덕이 심하다면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했다.    

 

동맹은 약화되고, 기술은 후퇴하며, 외교는 고립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제 미국 없는 세계질서를 준비하고 있고, 미국은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스스로 밀려나고 있다.

 

트럼프의 귀환은 미국의 부활이 아니라, 미국 패권의 퇴장 선언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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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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