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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이름과 얼음 너머의 전략적 미래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4/22 [09:26]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이름과 얼음 너머의 전략적 미래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4/22 [09:26]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얼음으로 뒤덮인 두 섬은 이름만큼이나 복잡한 역사와 지정학적 가치를 품고 있다.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속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덴마크의 영토이며, 아이슬란드는 독립국으로서 유럽에 위치한다.

 

두 섬 모두 덴마크의 역사적 지배를 경험했으나, 오늘날에는 각각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린란드는 예산의 약 60%를 여전히 덴마크 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아이슬란드는 독자적 경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영상은 퀴즈를 통해 두 섬의 크기, 기후, 인구 등 차이를 강조하며 흥미를 끌었다.

 

‘그린란드’라는 이름은 실제 모습과 달리 이주를 유도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반면 ‘아이스랜드’라는 이름은 오히려 사람들이 접근을 꺼리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는 설이 존재한다. 아이슬란드는 섬 특성 덕분에 겨울에도 항구가 얼지 않고, 평균기온이 영하 0.5도에 불과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온화하다. 인구는 약 40만 명으로 적지만, 지열과 수력 등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적 자립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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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는 130여 개의 활화산을 품은 섬으로, 지열 발전이 총 발전량의 26%, 수력 발전이 74%를 차지한다. 이런 자연 에너지를 활용해 알루미늄 산업을 성장시켰고, 1인당 GDP는 7만 5,000달러에 달한다. 또한 농업과 온천 산업도 자연 에너지 덕분에 발달할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덴마크는 스웨덴, 노르웨이와 함께 칼마르 동맹을 결성하며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통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나폴레옹 전쟁 이후 덴마크는 헬골란트 섬을 영국에 넘기고,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양도하면서 힘을 잃었다.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만이 덴마크령으로 남았다. 1784년 라키 화산 대폭발은 아이슬란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는 민족주의 고양과 독립운동의 배경이 되었다.

 

아이슬란드는 20세기 들어 형식적 독립을 이루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완전 독립을 달성했다. 이후 NATO에 가입해 군대 없이 방위를 보장받는 독특한 체제를 구축했다. 지정학적으로 아이슬란드는 북대서양 GIUK 갭(Greenland-Iceland-UK Gap)에 위치해, 미국과 NATO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이곳을 통해 러시아 해군의 진출을 막는 것이 북대서양 방위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그린란드는 지도상으로 축소되어 보이지만, 실제 면적은 216만 제곱킬로미터로, 남한 면적의 20배, 한반도의 10배에 달한다. 만약 독립국이 된다면 세계 12위의 광대한 국토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 북아메리카 대륙에 속하지만, 문화적·정치적 소속은 유럽에 가깝다. 인구는 약 56,000명에 불과하며, 이들은 주로 이누이트계로, 아시아에서 건너온 선조들의 후손이다.

 

그린란드의 기후는 복잡하고 지역별로 크게 다르다. 수도 누크는 대관령과 비슷한 기후를 보이며, 전체 인구의 1/3이 이곳에 거주한다. 전체 영토의 약 80%는 만년설로 뒤덮여 있으며, 상당수 지역은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다.

 

역사적으로 바이킹은 중세 온난기에 그린란드에 정착했으나, 이후 소빙기 도래로 인해 인구가 급감하고 정착지가 사라졌다. 덴마크는 20세기 초 미국과의 거래를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국제적 주권을 확보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해 전략적 거점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며, 천연자원의 개발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동시에 북극 항로가 개방되면서 그린란드는 물류, 에너지, 군사 안보 면에서 지정학적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자결권을 강조하고 있으며, 독립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의 미래를 그린란드인들이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그린란드가 독립한다면, 이는 북극권과 대서양, 심지어 국제질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는 얼음 너머로 세계사의 흐름을 바꿀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두 섬은 과거 바이킹의 정착지였으나, 오늘날에는 지구 온난화, 천연자원 경쟁, 북극항로 개방이라는 글로벌 이슈 한복판에 서 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이들 땅의 전략적 가치는 이제 인류의 시야에서 더 이상 주변이 아닌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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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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