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은 반드시 있다?"…인류가 아직 외계 생명체를 만나지 못한 진짜 이유-드레이크 방정식과 50개의 문명 가능성, 그 시간차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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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주 팽창이 빛의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는 우주론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우주 초기의 급팽창(인플레이션) 과정을 나타낸 도식은 빛의 이동과 우주 팽창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광활한 우주의 저편, 수천억 개의 별과 행성들 사이에서 지구는 고요하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수세기 동안 인류의 상상과 과학을 자극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는 그 어떤 외계 생명체와의 직접적인 조우도 하지 못했다. JTBC의 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220327 방송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과학적, 철학적, 그리고 현실적 관점에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우주 과학자들이 내놓는 여러 이론과 최신 탐사 성과들은 ‘외계인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가설을 뒷받침하지만, 동시에 왜 우리가 그들과 만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유도 함께 암시한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외계 생명체의 수학적 가능성을 계산하는 대표적 도구다. 은하 내 외계 문명의 수를 추정하는 이 공식에 따르면, 우리 은하에만 약 50개의 문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과의 간극이다.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더라도, 그 존재 기간이 인류와 겹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영원히 스쳐 지나가게 된다. 전파로 신호를 주고받기 위한 문명 간의 시간적 일치, 그것이 현재 인류가 외계 생명체와 조우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로 지목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아직도 ‘그들’의 존재를 증명받지 못한 채, 무한한 침묵 속 우주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과학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외계 생명체 탐사를 이어가고 있다. 외계 행성의 존재를 파악하는 방법으로는 별빛의 주기적 흐림 현상을 관측하거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대기 중 화학성분을 추정하는 기법 등이 활용된다.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가진 ‘지구 2.0’형 외계 행성은 이미 수천 개가 발견되었고, 이들 중 일부는 물과 유기분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화성의 경우, 탐사선 퍼서비어런스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부터 산소를 추출하는 데 성공하며, 인간의 장기 체류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진전을 이뤄냈다.
또 감자 재배 실험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식량 생산 실험도 병행되고 있다.
이러한 탐사에서 최근 주목받는 흐름은 민간 기업들의 우주 진출이다. 과거에는 국가 간 우주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과 같은 민간 기업들이 유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재사용 로켓을 기반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더 빠른 우주 진출을 추구하고 있다.
2021년엔 민간인 중심의 상업적 우주여행이 실제로 이뤄졌고, 이는 인간의 우주 활동이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상업 탐사는 아직은 수천억 원대의 비용으로 인해 ‘우주 귀족’만의 영역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그렇다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생명은 꼭 물과 산소, 탄소 기반이 아니더라도 전혀 다른 화학적 기반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는 지구 생명체의 패러다임을 벗어난 사고를 요구한다.
외계 생명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이질적이며, 우리가 포착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들은 빛이나 소리가 아닌, 완전히 다른 파동 또는 물리적 특성으로 소통하거나, 우리가 전혀 인지하지 못할 속도나 시간감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한편, 외계 생명체를 만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우리를 ‘관찰’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일종의 ‘은하 동물원 가설’로 불리는 이 가설에 따르면, 고등 문명은 인류의 진화를 관찰 중이며, 인류가 일정 수준의 지적 성숙에 도달하기 전까지 의도적으로 접촉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윤리적 개입을 금지하는 ‘비간섭 원칙’에 가까운 설정이다. 또 다른 가설은 외계 문명들이 자기파괴로 멸망했다는 것이다. 핵전쟁, 기후 붕괴, 인공지능 폭주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문명이 오래 살아남지 못하고 붕괴되었기에, 우리가 마주칠 대상이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사는 단순한 과학 기술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이자, 고독한 우주 속에서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 철학적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인류는 ‘우리가 혼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유일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마주한다. 우주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그 침묵은 가능성의 부재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대화의 문턱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침묵 속 의미를 묻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침묵 너머에서 들려올 첫 번째 인사를 기다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