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산물 속 미세플라스틱, 우리의 밥상이 위험하다쓰레기에서 밥상까지: 해양 플라스틱의 치명적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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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이 돼 인간이 섭취 |
2020년 이후 발표된 학술 논문과 정부 기관 보고서를 종합하면, 특히 오징어, 멸치, 명란, 바지락, 김 등 가공된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도가 높게 나타났다.
오징어젓으로 유통되는 연체동물 오징어에서는 조직 1그램당 약 7.7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으며, 주로 폴리에틸렌(PE) 조각과 일부 폴리프로필렌(PP)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가공 과정에서의 오염 가능성도 함께 지적된다. 식용 해조류 중에서는 김, 특히 건조된 마른김에서 평균 6.67개/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이 역시 대부분 폴리에틸렌 섬유형 미세플라스틱이며, 일부 폴리프로필렌 입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류 중 멸치젓에서의 미세플라스틱 평균 검출량은 6.30개/그램으로, 김과 유사한 수준이다. 명태 알을 염장한 명란젓에서도 약 5.70개/그램, 바지락 같은 조개류는 약 4.80개/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
바지락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뿐만 아니라, 폴리스티렌(PS) 입자도 비교적 다수 포함하고 있어, 복합적인 오염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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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종류는 대부분 PE, PP 계열이었으며, 이는 어망 조각, 부표, 포장재 등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해조류에서는 섬유형 미세플라스틱이 다수 발견되었는데, 이는 의류 세탁이나 어업 장비 마모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조류의 경우 세척 전에는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물에 불린 후 세척 시 70~85%까지 제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소비 단계에서의 주의가 요구된다.
해양생물에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의 건강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으나, 장기 섭취 시 인체 내에서 축적될 가능성과 면역·호르몬계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성은 계속 연구되고 있다.
특히 식품으로 섭취되는 해산물에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점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모니터링과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러한 현실은 한국의 수산물 가공·유통 체계 전반에 걸쳐 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점검하고, 생산 단계부터 소비 단계에 이르는 전주기적 안전관리 체계를 수립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염장 및 건조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외부 플라스틱 입자가 유입되는 경로를 차단하고, 수확 직후 정밀 세척 및 선별 공정을 의무화하는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는 수산물 내 미세플라스틱 오염도에 대한 상시 조사 체계를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현재 일부 연구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조사·분석 체계를 보다 체계화하고 공공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나아가, 소비자 역시 해조류 및 어패류를 섭취하기 전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구고, 가능한 한 자연 상태의 생물보다는 세척이 용이한 제품을 선택하는 등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김이나 젓갈류처럼 직접적으로 섭취되는 가공식품의 경우, 제조업체가 출하 전 미세플라스틱 잔존 여부를 점검하고, 세척 또는 여과 장치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함량을 줄이는 자발적 조치도 강화되어야 한다.
한편,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단지 특정 어패류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 전반에 침투하고 있으며, 이미 식수와 대기 중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나 중국 연안 해역은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오염이 보고된 사례도 있으며, 인구 밀집도, 산업 폐기물, 무단 투기량 등을 감안할 때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더욱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의 확산은 해양환경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 식량 안보, 경제적 비용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위협으로, 국제적인 협력과 공동 대응이 요구된다.
따라서 한국의 해양 정책과 수산물 안전관리 전략은 미세플라스틱을 독립적인 환경 문제로 취급하는 수준을 넘어서, 전체적인 식품 안전 및 공공보건 관점에서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 ▲ 플로깅 사진 |
동시에 해양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어구 보급, 플라스틱 수거 인프라 확충, 그리고 시민참여형 해양 정화 활동 등의 실질적인 대안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요약하면, 최근의 조사 결과는 한국의 주요 해산물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광범위하게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식품 안전과 해양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동시에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김, 오징어, 멸치, 명란, 바지락 등 국민이 자주 소비하는 식품들에서 다수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점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식문화 전반에 경종을 울리는 현상이다. 정부, 산업계, 시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