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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숙자 문제 심화… 주거 비용 상승과 사회 안전망 부족이 원인

주요 대도시에서 노숙자 수 급증… 최근 10년간 최고치 기록
정신 건강 문제와 약물 중독이 문제 악화시켜… 정부 대책은 미흡
공공 주택 공급과 의료 시스템 개혁 없으면 근본적 해결 어려워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3/21 [17:19]

미국 노숙자 문제 심화… 주거 비용 상승과 사회 안전망 부족이 원인

주요 대도시에서 노숙자 수 급증… 최근 10년간 최고치 기록
정신 건강 문제와 약물 중독이 문제 악화시켜… 정부 대책은 미흡
공공 주택 공급과 의료 시스템 개혁 없으면 근본적 해결 어려워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3/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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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한 미국 노숙자 문제    

 

 

미국의 노숙자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주거 비용 상승, 경제적 불평등, 사회 안전망의 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이 맞물리면서 미국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노숙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빈곤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으며 미국 사회의 심각한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노숙자 문제는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과 의료 시스템의 한계, 정신 건강 문제와 약물 중독 등의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노숙자 수는 약 6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노숙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주거비 상승, 정신 건강 문제, 약물 중독, 실업 및 경제적 불안정, 그리고 사회 안전망의 취약함 등이 지목되고 있다.

 

미국에서 노숙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진 것은 1980년대 이후부터다. 당시 미국에서는 레이건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복지 축소로 인해 사회안전망이 약화되면서 빈곤층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에 더해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저소득층이 안정적인 거주지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거리에서 생활하게 되는 인구가 증가하게 되었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같은 캘리포니아 주의 대도시에서 노숙자 문제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과 높은 생활비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 주거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중위 임대료가 월 3,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주택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주택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개인이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 사고 등을 겪으면 안정적인 주거지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뉴욕 역시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뉴욕시는 상대적으로 노숙자 보호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지만, 고령화와 이민자 유입 증가로 인해 복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숙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한 뉴욕의 경우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이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뉴욕시의 평균 월 임대료는 2023년 기준 약 4,000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국 평균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 가구는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생활고에 빠지고, 결국 거리에서 생활하게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노숙자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빈곤 문제를 넘어 의료 시스템의 한계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미국은 의료비가 비싸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질병에 걸릴 경우 치료를 받기 어렵고, 이는 결국 건강 악화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정신 건강 문제는 노숙자 문제와 직결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미국 노숙자 인구의 약 30%가 정신 건강 문제를 앓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조현병, 우울증, 양극성 장애 등을 겪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공공 의료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만큼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공공 의료 기관의 접근성이 낮고,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숙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 중독 문제 역시 노숙자 문제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 계열의 약물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펜타닐과 같은 합성 마약이 유통되면서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10만 7천 명에 달했다. 약물 중독은 노숙자 문제와 맞물려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거리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으며, 거리에서 생활하면서 약물 중독이 더욱 심화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미국 정부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22년부터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으로 120억 달러를 책정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주택 건설과 노숙자 보호소 확충에 나섰다. 또한 정신 건강 문제와 약물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공공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뉴욕시 역시 노숙자 보호를 위해 매년 수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노숙자 쉼터와 임대 보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노숙자 문제는 주거비 상승, 의료 시스템의 한계, 정신 건강 문제와 약물 중독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 주택 공급 확대와 사회 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노숙자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빈곤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주거, 보건, 복지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미국 노숙자 문제는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주거 비용 상승, 그리고 사회 안전망의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미국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단기적인 노숙자 보호 정책에서 나아가 공공 주택 확대, 정신 건강 치료 지원 강화, 의료 서비스 접근성 확대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노숙자 문제는 앞으로도 미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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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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