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계란값 급등… 조류독감과 공급난이 부른 위기미국·유럽 조류독감 확산, 계란 공급 차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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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군자 홍삼란을 만들어내는 양계장 자유롭게 숫닭이 10~15 마리 암탉을 거느리면서 지역을 나눠 크고 있다. (기사와 관련없음) |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5년 계란 가격이 4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이전 예상치인 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조류독감으로 인해 약 1,900만 마리의 산란계가 폐사하면서 계란 공급량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1월 계란 가격은 전월 대비 13.8%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12개들이 한 판이 약 5달러에 달하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계란 생산업체인 칼메인 푸즈(Cal-Maine Foods)는 최근 분기 매출이 9억 5,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졌음을 시사한다.
미국 전역에서는 계란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으며, 특히 케이지 없는 암탉이 필요한 주에서는 조류독감 확산으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American Egg Board의 최고 경영자 겸 회장인 Emily Metz는 CBS MoneyWatch와의 인터뷰에서 "두 달 동안 발병이 없었던 후, 최근 유타, 오레곤, 캘리포니아, 워싱턴에서 감염이 발생했으며, 그 중 3개 주는 독점적으로 케이지 없는 환경에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족 현상은 Whole Foods나 Trader Joe's와 같은 유기농 및 친환경 제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미국에서 알을 낳는 암탉의 40% 이상이 방목장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조류독감 사례의 60%는 이러한 방목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농무부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9월 식탁용 계란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전월 대비 1.6% 감소했으며, 10월에는 유타, 워싱턴, 오리건에서 280만 개의 난자가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손실을 반영해 4분기 식탁용 계란 생산량 예측은 500만 다스 감소한 19억 8,000만 다스로 하향 조정됐으며, 2024년 전체 생산량은 77억 8,300만 개로 전년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상반기에도 계란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 감소로 인해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10월 뉴욕의 대형 계란 도매가격은 12개당 평균 313.3센트로, 이는 9월보다 약 20센트, 지난해 10월보다 184센트 상승한 수치다.
10월 초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였으나 10월 9일부터 다시 급등하기 시작해 하루에 20센트 이상 오르는 날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었으며, 결국 10월 말에는 12개당 446센트로 평준화됐다. 이에 따라 미국 농무부는 4분기 평균 계란 도매 가격을 12개당 340센트로 예측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1, 2분기에 각각 250센트와 200센트로 예상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계란 가격 급등은 단순한 인플레이션 때문이 아니라 공급 자체의 부족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농업국 연맹의 경제학자 베른트 넬슨(Bernt Nelson)은 "조류독감이 현재 계란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지난 몇 달 동안에만 약 1,000만 마리의 새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12월 2일 기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49개 주에서 1억 1,141만 2,626마리의 새가 조류독감에 감염되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공급난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계란 산업뿐만 아니라 유제품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생우유에서 발견되어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발생했으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한 어린이가 조류독감에 감염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유럽에서도 계란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수백만 마리의 산란계가 폐사하면서 계란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일본, 브라질, 유럽, 인도 등에서도 계란 가격이 50%에서 90%까지 상승하는 등 글로벌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구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지속될 경우 계란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 ▲ 전세계 달걀 가격이 휘청이고 있다. |
전 세계적인 계란 가격 상승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추이에 따라 계란 가격의 변동이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계란 공급망이 영향을 받으면서 정부와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조류독감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란 가격 안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대체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