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카카오톡 단체방에 많이 가입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방도 꽤 되는데, 다양한 정보를 얻고 기사를 알리는 데 유용하다. 초대한 방은 대부분 들어가 보지만, 최근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논의가 탄핵에 집중되어 있으며, 민주당 쪽에서는 윤석열 탄핵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일부는 단지 자리를 탐할 뿐이다. 좋은 자리에 있다가 임기가 끝날 때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노력했다는 식의 글을 언론에 기고하고 칼럼을 쓰는 모습이 반복된다.
전 현직 국회의원들과 그 주변의 사람들 중에는 현안과 관계없이 자신의 홍보에만 열중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자리를 잘 찾아간다.
대선이 다가오니 또다시 고개를 들고 나온다.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낫다고 해도, 선거철이 되면 개혁을 외치며 자신을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인물로 포장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난다. 오랫동안 이러한 모습은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이들은 다시 기득권 안에서 안주하려 한다. 그리고 전화와 모든 연락을 끊는다.
국가 발전이나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을 뽑는 것도 정치다고 하지만 그 모습은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정조 시대에는 어땠을까? 정조는 국가 개혁과 인재 양성을 위해 규장각을 설립하고 초계문신제를 도입했다. 이는 단순한 문화 및 교육 정책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핵심 전략이었다. 규장각은 왕립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 정치 개혁과 학문 발전을 위한 중심 기관이었으며, 초계문신제는 젊은 학자들을 선발하여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정책 연구를 담당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인재 양성의 장이 되었다.
정조가 이러한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명확했다. 당시 사회를 병든 환자에 비유하며,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기강을 확립하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외척과 환관의 발호를 막고, 사대부 중심의 정치 문화를 조성하려 했다. 규장각 각신들은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국왕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재들이었다.
정조는 초계문신들을 단순한 문신이 아니라 정책 연구자이자 개혁의 동반자로 삼았다. 초계문신으로 선발된 자들은 대부분 문과 급제자로, 일정한 관료 경험을 쌓은 후 다시 재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경전과 정책을 연구하며 국왕과 직접 토론하는 방식으로 학문을 연마했다. 이를 통해 능력 있는 신진 관료를 양성하려 했으며, 대표적인 초계문신으로는 정약용, 정약전, 이승훈, 서유구 등이 있었다. 이들은 후일 조선 후기 실학과 개혁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
정조의 이러한 정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 사회에서도 인재 양성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며, 이를 위해 교육과 연구 환경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국회의원이나 관료 사회를 보면 정조가 강조했던 인재 육성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자기 홍보에 열중하고, 권력만 탐하는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행태는 기자들과 같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때 여당이나 야당이나 다를 바 없다.
‘양두구육(羊頭狗肉)’과 같은 정치 행태가 지속된다면 국민을 위하는 듯한 발언과 기사는 계속 나오겠지만, 정작 실천 없는 공허한 정치만 남게 된다. 국민보다는 자신의 영달이 우선되는 정치 행태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조가 강조했던 ‘위정척사(衛正斥邪)’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필요하다. 위정척사는 ‘바른 것을 지키고 그릇된 것을 배척한다’는 뜻으로, 국가와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원칙이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인재를 선별해야 하며,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 일할 능력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단순한 인기나 연줄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재를 선별하고 육성해야 한다. 이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 각 분야에서도 적용해야 할 원칙이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뽑는 과정에서 위정척사의 정신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발전이 아닌 퇴보만 남게 될 것이다. 정조가 초계문신을 통해 국가를 개혁하고자 했던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도 공직자는 단순한 직위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인재 양성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핵심이며, 정조의 개혁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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