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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권용진 교수의 소신발언에 조롱과 비판하는 의료계

“의사들이 돈 밝히는 이유, 직업윤리보다 제도적 문제”

“필수의료 붕괴, 단순한 공급 확대 아닌 구조 개혁이 답”

“국군 의무사관학교 설립해 공공의료 인력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2/19 [10:10]

서울대 의대 권용진 교수의 소신발언에 조롱과 비판하는 의료계

“의사들이 돈 밝히는 이유, 직업윤리보다 제도적 문제”

“필수의료 붕괴, 단순한 공급 확대 아닌 구조 개혁이 답”

“국군 의무사관학교 설립해 공공의료 인력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2/19 [10:10]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권용진 교수가 최근 의료계 파업과 의사 윤리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그는 SNS를 통해 "의사로서 직업윤리와 전공의로서 스승에 대한 예의, 근로자로서의 의무를 고려할 때 성급한 행동"이라며 복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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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의대 권용진 교수    (사진=서울대 홈페이지 화면)

 

이에 대해 국민들은 "진정한 의사"라며 지지를 보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조롱과 비판이 이어졌다. 권 교수는 이에 대해 "지식인이 악플을 두려워해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그게 진짜 지식인이냐"며 자신의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그는 의사들의 급속성장이 윤리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분석하며, "의사, 법조인, 교수, 언론인 같은 공공재 성격을 띤 직업군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내부 질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들의 직업윤리 약화에 대해 "한국에는 의료행위 리스트 자체가 없고, 건강보험 급여 항목만 존재한다"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동네 의원과 병원 간의 수가 협상을 각각 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담당하는 구조를 비판하며, "의원협회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와 관료들은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개혁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고 경쟁을 유도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의료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경제학적 논리는 맞지만, 의료에서는 오남용과 비급여 항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의사는 얼마든지 검사를 추가하고 환자 방문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 확대가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지방 의료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대 신설 및 국립대병원 확충 계획에 대해 "저출산으로 인해 환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병원 수를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필수의료 인력 확충 방안으로는 국군 의무사관학교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의사의 웰빙 풍조를 고려하면 국방 의료에 헌신할 인력을 별도로 양성해야 한다"며, "국군 의무사관학교를 통해 군의관과 공공의료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국가 안보와 국민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사들의 직업윤리 약화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우리 사회의 교육 풍토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의대 입학 자체가 꿈이 되어버렸고, 부모들이 자녀를 어릴 때부터 의사로 만들기 위해 사교육에 집중한다"며, "서울대에서도 학생들의 윤리의식을 평가하는 ‘멀티플 미니 인터뷰’를 도입했지만, 심지어 이를 준비하는 과외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의전원 제도가 도입됐을 때 의대생들의 전공 다양성을 높이고자 했지만, 오히려 자연계 관련 학과에서 의전원 입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만 늘어났다"며, "결과적으로 필수의료를 기피하고 피부미용 등 수익성 높은 분야로 빠지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의료계 파행의 원인에 대해선 정치권을 가장 큰 책임 주체로 지목했다. "모든 규제와 권한은 정치권이 갖고 있으며, 지나친 포퓰리즘과 편향된 이념이 의료 정책을 왜곡하고 있다"며, "여야 합의로 의료개혁위원회를 장관급 기구로 법제화해 독립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그는 의료정책 및 행정 전문가로 서울시립북부병원장,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역임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대한의사협회의 투쟁위를 이끌었으며,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중동지사장으로 활동하며 해외 의료 현장을 경험했다.

 

개인적으로는 자녀들에게 의사의 길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의사가 되더라도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일하라고 하겠다. 지구는 넓고 아픈 사람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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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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