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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가치는 이윤을 넘어선다

휴렛 패커드, 메르크, 포드의 경영 철학 분석

이윤보다 중요한 기업의 존재 이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가치 지향

하상기 기자 | 기사입력 2025/02/03 [08:26]

기업의 가치는 이윤을 넘어선다

휴렛 패커드, 메르크, 포드의 경영 철학 분석

이윤보다 중요한 기업의 존재 이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의 가치 지향

하상기 기자 | 입력 : 2025/02/03 [08:26]

기업 경영에서 이윤 추구는 필수적이지만, 몇몇 기업들은 이윤보다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휴렛 패커드, 메르크, 포드와 같은 기업들은 이익을 기업의 목표가 아닌 결과물로 간주하며,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철학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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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자인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의 모습    

 

휴렛 패커드는 창립 이후 변함없는 핵심 가치를 유지하며, 이익보다 더 중요한 목적이 있음을 강조해왔다. 1992년 존 영 전 CEO는 "우리는 이익보다 더 소중한 이유 때문에 존재한다"라고 밝히며, 기업의 존재 목적이 단순한 경제적 성과를 넘어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메르크 역시 "인류의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는 사내 경영 지침을 통해 기업의 핵심 이념을 드러냈다.

 

포드의 전 CEO 돈 피터슨은 "종업원과 제품을 이익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이 포드의 비결"이라며, 경영 철학에서 인간 중심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실제 경영 행태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메르크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출간한 도서에서조차 기업의 성과나 업적을 강조하지 않았다. '가치와 비전: 메르크의 1세기'라는 제목을 통해 기업이 단순한 의약품 생산업체가 아닌,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부각했다. 이는 메르크가 항상 핵심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기업 운영의 중심에 두었음을 의미한다.

 

1950년 조지 메르크 2세는 "우리 회사의 성공은 인류를 위한 봉사의 승리였다"고 선언하며, 이윤보다 인류에 대한 기여를 강조했다. 이는 1991년까지도 변함없이 유지되었으며, 이후에도 경영진은 같은 신념을 지켜왔다.

 

특히 메르크의 맥티잔 프로젝트는 기업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맥티잔은 '강변 실명증'으로 알려진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로, 제3세계 수백만 명이 감염된 질환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이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구매력이 없어 상업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크는 맥티잔 개발을 결정했으며,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인류를 위한 봉사라는 사명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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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업들이 이중 중요성 개념 도입으로 재무적인 것과 사화와 환경까지 미치는 영향을 ESG에 도입하겠다고 선언    

 

 

 

메르크의 경영진은 "맥티잔을 개발하지 않으면 과학자들의 윤리가 흔들릴 수 있다"며 프로젝트를 강행했다. 이러한 철학은 일본 시장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메르크는 일본 진출 초기에 큰 수익을 얻지 못했지만, 결국 장기적 신뢰를 바탕으로 일본 내에서 가장 큰 제약 회사로 자리 잡았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는 기업이 ‘이윤 추구 vs. 사회적 가치’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이윤과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메르크는 기업의 역사를 통해 고귀한 경영 이념과 실용적인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조지 메르크 2세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리는 의약품이 환자를 위한 것이며, 인간을 위한 것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 의약품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이익은 부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원칙을 지킬 때 이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말은 기업이 가치 중심적 운영을 할 때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 기업들이 이와 같은 철학을 실천하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메르크는 연구개발에 집중하여 장기적인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포드는 종업원과 제품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었다. 반면, 파이저와 같은 일부 기업들은 주로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으며, 실용적인 경영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파이저는 1980년대까지 장기적 비전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장기적 신뢰 구축에 있어 메르크와 같은 기업보다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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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재집권시 불투명해지는 ESG 정책    

 

결국,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은 단순히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 휴렛 패커드, 메르크, 포드와 같은 기업들은 이를 증명해왔으며, 이들이 남긴 철학은 오늘날에도 많은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점점 더 강조되는 가운데, 이익과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경영 방식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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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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