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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간신 구별법과 현대 정치의 간신들

과거와 현재, 변하지 않는 간신의 본질

권력의 주변에서 간신이 자라는 이유

충신과 간신을 가르는 세종의 기준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5/02/01 [09:45]

세종의 간신 구별법과 현대 정치의 간신들

과거와 현재, 변하지 않는 간신의 본질

권력의 주변에서 간신이 자라는 이유

충신과 간신을 가르는 세종의 기준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5/02/01 [09:45]

세종대왕 시대나 현대 정치에서 간신의 정의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아첨하고 권모술수를 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현상이다.

 

따라서 세종대왕은 조선의 왕으로서 뛰어난 정치적 식견과 인재 등용의 기준을 확립한 군주였다. 특히 그는 충신과 간신을 구별하는 데 철저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공식적이고 비공식적인 관찰을 병행했다.

 

신하들을 눈여겨보며 시험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말과 태도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그들의 실제 행동과 사가에서의 생활까지도 면밀히 살폈다. 이는 단순한 외형적 특징이나 감정에 치우친 평가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치적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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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왕 경청의 리더쉽과 간신구별법이 현대의 한국에 도입돼야 한다. 

 

세종은 군주가 신하의 아부와 간계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철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의 철학은 곧 신하들이 임금을 위해 일하게 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국정이 어그러지고 군왕의 지위가 위태로워진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한비자는 간신의 유형을 여덟 가지로 구분하며 경계했는데, 세종 또한 이를 깊이 연구하며 실제 조정에서 이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첫 번째 유형은 동상비척(同床非側)과 재방소(在旁小)로, 이는 임금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들이다. 즉, 잠자리를 함께하는 자들이나 측근들이 이에 해당한다.

 

임금은 가정 내에서도 권력과 국정을 혼동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과도한 신뢰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재방소(在旁小)는 임금 가까이에서 소소한 일들을 처리하며 신임을 얻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국정을 흐리는 자들을 의미한다.

 

이는 측근 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개념으로, 임금이 신하들의 진정한 충성심과 능력을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두 번째 유형은 부형보과(附兄輔果)는 형제나 친족이 서로 돕고 보좌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친족이 결탁하여 권력을 장악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왕실 내부에서 특정 세력이 형성될 위험을 내포하며, 국정 운영에 있어 불필요한 개입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친족이다. 이는 왕자나 대비 등 왕실의 친족이 관리를 매수하여 국정에 개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선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친족이 정치에 개입하며 왕권을 위협하는 사례는 많았다. 세종은 이를 철저히 경계하였으며, 친족이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강력한 통제를 유지했다.

 

세 번째 유형은 통상과 제방이다. 이는 신하들이 국고를 동원하여 사적인 이익을 챙기거나, 공적인 자원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유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임금이 화려한 궁실을 짓거나 불필요한 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집착하면 신하들은 이를 이용해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 기회로 삼는다. 이는 결국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백성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네 번째 유형은 민맹배(民盲輩)이다. 이는 백성을 현혹하고 여론을 조작하여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신하를 뜻한다. 이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중을 기만하는 특징을 가진다.

 

국가의 재산을 이용하여 개인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이는 신하가 국가의 재산을 이용하여 개인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경우를 말한다.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은 군주의 역할이지만, 만약 신하가 이를 대신한다면 군주는 백성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신하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유형은 유행뉴이다. 이는 말재주가 뛰어난 자들이 임금 앞에서 현학적인 논리를 펼쳐 군주의 판단력을 흐리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들은 현실보다는 유행하는 논리나 과장된 이야기로 임금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정책 결정에 혼선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여섯 번째 유형은 위강자(威強者)였다. 이는 권력과 군대를 이용해 강압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는 자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군사적 위력을 과시하며 왕권을 위협하는데,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유형의 신하는 왕권을 무력화시키거나 반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조선 역사에서도 이러한 유형의 간신들은 항상 문제를 일으켰으며, 세종은 이를 철저히 통제하고 경계했다.

 

이는 무력을 동원하여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는 자들을 의미한다. 검객과 사병을 모으고 세력을 확대하는 자들은 종종 왕권을 위협하며, 최악의 경우 반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선 역사에서도 이러한 유형의 간신들은 항상 문제를 일으켰으며, 세종은 이를 철저히 통제하고 경계했다.

 

마지막으로 간신의 일곱 번째 유형은 사방이다. 이는 외국과 내통하여 국가의 이익을 해치는 자들을 의미한다. 고려 말기에도 이러한 사례가 많았으며, 삼국시대와 후삼국시대에도 외세와 결탁하여 국익을 해치는 경우가 빈번했다. 세종은 집권 내내 이를 경계하며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철저히 대비했다.

 

이러한 세종의 간신 구별법은 현대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오늘날 정치권에서도 진보와 보수를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나 자리를 유지하려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본래의 이념이나 정책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만 집중하며, 국민의 이익보다는 사리사욕을 우선시한다.

 

세종의 간신 구별법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권력자가 주변 인물들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군주는 단순한 아부나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고, 신하의 진정한 충성심과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세종이 강조한 것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적극적인 인재 발굴을 통해 간신을 배제하고 충성스러운 신하를 양성하는 것이었다. 결국 올바른 인재를 발굴하고 등용하는 것이 개혁의 힘이며, 이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 정치에서도 중요한 교훈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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