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임실군에서 진행된 '내 집앞 이동장터' 시범사업이 이달 2일 종료됐다. 전국적으로 고령화와 인구유출로 인해 식품 사막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시범사업은 전북도청, 식품의약품안전처,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협력해 추진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진안군은 인구 2만 4,226명(2024년 10월 기준)으로 소멸 고위험 지역에 해당하며, 2023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수'에서 전북 소멸 고위험 지역 7곳 중 하나로 분류되었다.
지방소멸의 가속화는 저출산, 고령화, 인구유출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되며, 이에 따른 생활 편의 문제는 특히 농촌 지역 어르신들에게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진안군 평촌마을의 경우 마을 평균 연령이 80세를 넘어섰고, 주민들은 식품 구매를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최인석 평촌마을 이장은 "자녀들이 자주 오는 어르신은 사정이 낫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장을 보러 읍내로 나가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며, "장날에 맞춰 큰마음을 먹고 나가야 하고, 장을 본 뒤에도 부피가 큰 물품을 가져오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이번 시범사업은 냉장고를 갖춘 CU 이동 편의점 차량을 활용해 신선 식품, 가공식품, 공산품 등을 제공했다.
식약처는 이 사업을 '식의약 규제혁신 3.0'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하며, 이동형 장터에서 포장육 판매를 허용해 축산물 구매에 어려움을 겪던 주민들의 불편을 덜었다. 운영 초기에는 다양한 품목을 준비했으나, 이후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간식류와 필수 물품 중심으로 구성을 조정했다.
CU는 수익보다는 어르신들의 생활 편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운영했다. 차량 노후화와 운영 비용 문제에도 불구하고, 가격 부담을 낮추고 품질을 유지하며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시범사업 종료 이후 CU는 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며, 주민들은 이번 이동장터가 정식 사업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
최 이장은 "고령의 마을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어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며, "시범사업 이후 하루빨리 정식 사업으로 마을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사례 2 병원
전북 진안군은 2024년 10월 기준 인구 2만 4226명으로,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2023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수'에서 전북 지역 내 7곳이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진안군 역시 이 목록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농촌 지역에서 병원과 의료시설 부족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진안군 평촌마을의 평균 연령은 80세를 넘어서며, 거동이 불편한 고령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 내 의료시설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평촌마을 최인석 이장은 “어르신들이 병원에 가기 위해 읍내나 더 먼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까운 곳에 병원이 없어 간단한 치료조차 받기 어렵다”며 “특히 응급 상황에서는 병원까지의 이동 시간이 길어져 큰 문제가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보건복지부는 2024년 6월부터 ‘농촌 의료 지원 이동병원’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전북도청과 지역 병원의 협력을 통해 운영되며, 전문 의료진과 간호 인력이 포함된 이동형 병원이 매주 진안군과 인근 고령화 마을을 방문한다. 이동병원은 간단한 진료, 약 처방, 건강 상담뿐 아니라 혈압 및 혈당 검사 등 기본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병원을 정기적으로 운영 중이며, 초기에는 주민들이 낯설어했지만 현재는 의료진 방문 일정을 기다릴 정도로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병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령 주민들이 겪는 만성질환 치료나 응급 상황 대응을 위해 상시 운영되는 병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촌 지역 의료 확충 방안으로 소규모 지역 병원 설립을 검토 중이다. 계획된 병원은 내과, 정형외과, 치과 등 주요 과목 중심으로 설계되며, 의료진 확보를 위해 재정적 지원과 지방근무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평촌마을 최 이장은 “이동병원으로 일상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을 받고 있지만 상시적인 병원 설립이 절실하다”며 “응급 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농촌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원격진료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병원 접근이 어려운 고령 인구가 질병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절벽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 마을들은 병원, 약국 등 기본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다. 이동병원과 이동형 장터 같은 시범사업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시적인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다. 병원 및 의료시설의 적절한 배치와 지속 가능한 운영을 통해 농촌 주민들이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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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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