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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의 자서전과 히틀러의 마지막 3년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4/12/27 [10:24]

간디의 자서전과 히틀러의 마지막 3년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4/12/27 [10:24]

간디의 자서전과 히틀러의 마지막 3년, 그리고 무리 짓기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을 다룬 책들은 인간사회의 복잡성과 모순, 그리고 개인의 삶과 신념이 어떻게 사회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고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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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디가 단식 투쟁을 벌이는 동안의 사진으로, 그의 비폭력 저항 운동의 일환으로 단식을 활용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간디의 자서전은 그가 어떻게 혁명가로 거듭났는지, 그의 신념과 실천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켰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간디는 식민지 영국의 엘리트로서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성공한 변호사로 활동하며 기득권층의 일원으로 인정받던 그는 점차 조직적인 악에 맞서기 위해 조직적인 사랑, 즉 비폭력 저항주의로 알려진 '아힘사'(ahimsa)의 원칙을 바탕으로 행동했다. 간디는 수많은 대중운동을 이끌었으며, 폭동으로 번질 위기가 있을 때는 앞장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그의 적들마저도 그를 존경했으며, 이는 그의 겸손함과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자서전을 우리말로 옮긴 합석헌은 "간디의 위대함은 어린아이와 같은 겸손한 믿음에 있다"며 간디 정신의 본질이 독주의 정신,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히틀러의 마지막 3년을 다룬 회고록은 그의 비서였던 트라우들 융에가 작성한 것으로, 히틀러의 인간적인 면모와 독재자로서의 역할을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히틀러는 바그너의 음악을 사랑했지만, 그로 인해 개인적인 음악적 취향을 강요받는 독재자의 아이러니를 경험해야 했다. 그는 "한번 아름답다고 말한 음악은 이후에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들어야 할 음악이 되었다"고 토로했으며, 이는 그의 삶이 얼마나 제한되고 억압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독재자는 자신이 지배하는 체제의 희생자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히틀러의 개인적인 고백은 역설적이다. 그의 마지막 3년은 인간적인 따뜻함과 정치적 냉혹함이 공존했던 복잡한 인물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자, 역사 속 인물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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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베레비(David Berreby)의 저서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은 인간이 어떻게 집단을 형성하고 구분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탐구한 책이다. 

 

 

한편, 인간 사회의 무리 짓기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는 '우리'와 '그들'이라는 집단 구분의 기원을 탐구하며 차별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데이비드 베레비가 집필한 책은 오클라호마의 캠프 실험을 통해 무리 짓기의 과정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두 집단으로 나뉘고 적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와 '그들'이라는 구분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고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임을 입증한다. 서로 적대적인 두 집단은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며 점차 구분이 흐려졌고, 이는 차별과 갈등을 해소하는 데 있어 협력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저자는 "우리는 서로 비슷해서 무리 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되고 나서 비슷해진다"는 통찰을 통해 집단 형성의 심리적 기제를 설명한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차별과 갈등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 다른 연구로, 로베르트 엘리아스가 분석한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는 런던 교외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한 사회적 계층 간의 차별을 다룬다. 상류층 지역과 하류층 지역은 소득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기득권 집단은 아웃사이더의 가장 부정적인 특징만을 확대하여 그들 전체를 판단하는 반면, 자신들 내부에서는 가장 우월한 부류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자존감을 강화했다. 반면 열등한 집단은 스스로의 소속감을 부끄러워하며 이를 숨기려는 경향을 보였고, 이러한 역학 관계는 사회적 차별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집단 간 차별이 개인적인 편견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임을 보여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각기 다른 배경과 시대, 그리고 인물들을 다루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간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고든다. 간디는 비폭력과 사랑을 통해 억압적인 체제에 저항했고, 히틀러는 독재자로서의 역할과 인간적인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으며,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은 무리 짓기와 차별의 과정을 연구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러한 연구와 기록은 오늘날 우리가 평화를 유지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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