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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와 루소의 사상

50개국으로 나뉜 아프리카, 잃어버린 전통의 흔적

사유재산제가 만든 불평등, 루소의 성찰

우분투 정신과 인간 본연의 선함이 주는 교훈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4/12/26 [09:36]

아프리카와 루소의 사상

50개국으로 나뉜 아프리카, 잃어버린 전통의 흔적

사유재산제가 만든 불평등, 루소의 성찰

우분투 정신과 인간 본연의 선함이 주는 교훈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4/12/26 [09:36]

아프리카는 단순히 하나의 나라가 아니다. 수많은 민족과 언어, 전통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대륙이다. 우리가 흔히 '아프리카'라 부르는 이 거대한 땅은 본래 수천 개의 인종 그룹, 작은 국가, 왕국, 부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아프리카는 50여 개 국가로 정리되었다.

 

이 과정은 오랜 전통을 무시한 채 외세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서로 다른 부족들을 억지로 합치거나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는 끊임없는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다. 이러한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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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적인 해에는 사하라 사막의 거대한 먼지 기둥 (2020 년 북서 아프리카 위성 이미지에 남아 있음)이 햇빛을 차단하고 음영 처리 및 밑에있는 바다를 냉각시킵니다. 올 봄, 먼지가 많은 공기의 부족은 북대서양의 온난화에 기여했습니다.노아(NOAA)    

 

아프리카는 흔히 빈곤과 분쟁, 개발도상국이라는 이미지로 묘사되지만, 이 대륙은 그 이상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품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를 단순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각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많은 민족이 공존하는 이 대륙은 역사적 유산과 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은 아프리카의 현재와 미래를 균형 있게 다루며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아프리카에 관한 입문서로 이보다 더 적합한 책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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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대륙 서쪽 중앙의 콩고분지 열대우림지역. 콩고강 유역을 따라 인도 대륙보다도 넓은 열대우림이 펼쳐져 곳곳에 막대한 물량의 ‘탄소 저장고’인 이탄지들이 널려 있다.    

 

한편, 아프리카와는 다른 주제를 다룬 장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인간 사회의 불평등을 분석하며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한다. 1753년 프랑스 디종 아카데미가 "인간 사이의 불평등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자연법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공모했을 때, 젊은 루소가 이에 응모한 논문이 바로 이 책이다.

 

루소는 인간 사이의 불평등의 원인을 '사유재산제'에서 찾는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평등하며, 키가 크고 작다는 정도의 신체적 차이를 제외하면 본질적으로 차별이 없었다. 그러나 재산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사람들 사이에 온갖 계층과 권력 구조가 생겨났다.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해 주인과 노예, 부자와 빈자라는 사회적 지위가 만들어졌으며, 이는 곧 불평등과 억압으로 이어졌다.

 

루소는 이러한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논의에서 자연 상태란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래 마음이 착하고 선한 상태를 지칭한다. 인간은 본래 선하기 때문에 이러한 본성을 회복하면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사상은 단순히 이상론에 머물지 않고, 이후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루소가 말하는 자연 상태로의 회귀는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회구조를 재구성하고 인간 본연의 선함을 되찾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논의되는 문제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의 기초를 제공한다. 특히 사유재산제가 불평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 만큼,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화두로 남아 있다.

 

루소의 사상은 아프리카의 현실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아프리카는 역사적으로 외세의 간섭과 자원 착취를 통해 불평등 구조가 형성된 지역이다.

 

루소의 주장처럼 본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아프리카의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고 자주적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은 불평등의 해소와 지속 가능한 발전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다양성은 곧 이 대륙의 가장 큰 강점이며,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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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가 사유재산제를 불평등의 원인으로 지적하며 강조했던 인간 본연의 선함은 아프리카에서 흔히 언급되는 우분투(Ubuntu) 정신과도 연결된다. 우분투는 "나는 우리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상호 존중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중요한 철학적 기초를 이루며, 분쟁과 갈등을 극복하고 공동체적 발전을 이루는 데 필요한 원칙으로 간주된다. 우분투 정신은 단순히 아프리카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 사회에서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루소의 사상과 아프리카의 현실은 상호 연관성을 가진다. 불평등의 기원을 탐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인류 보편의 과제다. 아프리카가 가진 잠재력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인류 전체의 공통된 목표가 될 수 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이러한 논의를 시작하는 데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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