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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에서 커피까지, 기후위기가 뒤흔드는 농업 생태계..해답은?

16년 만에 3분의 1로 감소한 와사비 생산량,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

전통 식재료 와사비의 소멸과 젊은 세대의 입맛 변화가 가져온 일본 식문화의 위기

스마트팜이 제안하는 해법, 기후위기 속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12/25 [10:49]

와사비에서 커피까지, 기후위기가 뒤흔드는 농업 생태계..해답은?

16년 만에 3분의 1로 감소한 와사비 생산량,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

전통 식재료 와사비의 소멸과 젊은 세대의 입맛 변화가 가져온 일본 식문화의 위기

스마트팜이 제안하는 해법, 기후위기 속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4/12/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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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와사비 재배는 주로 청정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산간 지역에서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인 예로, 시즈오카현의 전통적인 물 와사비 재배 방식이 있다.   작년 기후위기로 인해 와사비 생산량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일본 식탁에서 고추냉이(와사비)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나라의 식재료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현실을 반영한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05년 4614.5톤이었던 와사비 생산량은 2021년 1885.5톤으로 감소했다. 16년 만에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일본의 주요 와사비 생산지인 시즈오카현에서는 최근 10년간 생산량이 55% 감소했다. 와사비는 섭씨 10~15도의 서늘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작물로, 기온 상승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생산량 급감이 불가피해졌다. 와사비의 재배 환경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 온도가 높아지면 와사비 줄기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는 현상이 발생하며,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빈번하다.

 

이는 와사비 농가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지게 한다. 일본의 평균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와사비의 생태적 한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와사비의 생산량 감소는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평균 가격이 kg당 5500엔에서 2021년 12월 9566엔으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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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스 시장은 수산물, 청과물 등 다양한 신선 식재료를 취급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시장 내부는 위생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밀폐형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방문객들을 위한 견학 코스와 식당가도 마련되어 있어 관광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LIVE JAPAN시장 방문을 계획하신다면, 유리카모메 '시조마에' 역에서 하차하시면 편리하다. 또한, 시장의 영업 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부 점포는 조기 마감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시는 것이 좋다    

 

도쿄 중앙도매시장 통계에 따르면 계절적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여름에도 2022년 8월 기준 kg당 8139엔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했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격 상승과 함께 와사비의 유통 및 소비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많은 음식점이 와사비 제공을 중단하거나 아예 와사비가 없는 메뉴로 전환하고 있다. 편의점 초밥이나 프랜차이즈 회전 초밥집에서도 와사비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흔해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와사비 없음"이라는 안내판을 내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젊은 세대의 입맛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와사비는 전통적으로 일본인의 식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젊은 층에서는 점점 외면받고 있다. 한 30대 주부는 일본의 온라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슈퍼에서 파는 튜브 와사비는 진짜 와사비가 아닌 것 같다"며 "매번 갈아 먹기 번거로워 잘 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20대 남성도 "혼자 생활하면 회를 먹기도 힘들고 와사비는 잘 안 먹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전통 식재료에 대한 세대 간 관심 차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와사비 소비 감소가 단순히 생산 문제만이 아닌 문화적 변화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기후위기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놓인 농작물은 와사비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커피, 코코아, 쌀 등이 있다. 커피는 섭씨 18~22도의 서늘한 환경을 필요로 하는 작물로, 주요 생산지인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에서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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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아는 카카오나무의 씨앗인 카카오 콩을 가공하여 만든 식품으로, 초콜릿의 주원료이자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에 활용된다.    

 

코코아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비정상적인 강우 패턴과 병충해가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쌀은 아시아 지역의 주식으로서 폭염과 홍수로 인한 생산량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논이 염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농작물의 생산량 감소는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스마트팜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은 온도, 습도, 빛 등을 자동으로 조절해 작물이 최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한다. 일본에서도 와사비 농가들이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와사비 생산량을 회복시키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 시대에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와사비의 재배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팜 기술은 고온과 병충해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며, 더 나아가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커피와 코코아 같은 작물도 스마트팜 기술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손실을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와사비는 단순히 일본 내에서 소비되는 식재료가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수요가 높은 고부가가치 작물이다.

 

따라서 와사비에 대한 수요가 있는 일본에 대해  일본의 와사비 생산 문제를 단순히 남의 나라  문제로 국한하지 말고, 농업의 새로운 상품이라 생각해서 접근해 새로운 소득작물로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강한 와사비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소규모 농가들이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과 인프라를 제공해서 와사비 시장을 선도하면 좋겠다. 

 

더 나아가 와사비 가공품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주요 수입국과의 교류를 강화해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야 한다. 와사비 생산 감소는 단순히 일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기후위기로 인해 전 세계 농업이 직면한 공통된 과제 중 하나다. 

 

한편 일본에서는 147년 전통의 와사비 브랜드 타마루야의 모치즈키 히로유키 사장은 "와사비 생산량 감소는 일본 식문화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와사비를 지키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강조했다. 와사비의 위기는 단순히 한 가지 작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환경 변화와 농업의 위기,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삼아야 한다는 발표를 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사라지는 작물들을 지키는 노력은 와사비에서 시작해 보다 넓은 범위의 농업 혁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작물로 커피를 들 수 있다.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음료 중 하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생산 환경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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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양에서 아프리카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위키트리화면 캡쳐)    

 

이외에 커피 재배에 적합한 섭씨 18~22도의 서늘한 환경이 기후 변화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주요 생산지인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에서는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커피 농장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커피의 품질 저하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커피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생계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기후 변화가 가져올 경제적 타격은 막대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고온 저항성 품종 개발과 효율적인 재배 방식 도입이 절실하다. 코코아 역시 기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작물이다. 초콜릿의 원료로 사용되는 코코아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필요로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해 생산 지역에서의 비정상적인 강우와 병충해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코코아의 주요 생산지인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러한 문제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초콜릿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코코아 재배 환경을 제어하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필요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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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북부 해안 저지대에 바닷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조제 공사를 하는 모습. 해수면 상승과 저지대 지반 침하가 겹쳐 자카르타 많은 지역이 수몰 위기를 겪고 있다.    

 

 

쌀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소비하는 필수 작물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쌀 생산에도 심각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 폭염과 홍수로 인해 생산량이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염해 피해를 입는 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저지대에 위치한 아시아의 주요 쌀 생산 지역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염분 저항성 품종 개발과 스마트팜 기술 도입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쌀 산업의 미래를 보장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커피, 코코아, 쌀 등 주요 농작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와사비를 포함한 이러한 작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협력과 기술적 혁신이 필요하다. 일본의 와사비 사례는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농업이 직면한 위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각국 정부는 스마트팜 기술 도입과 기후 변화에 강한 품종 개발을 우선 과제로 삼고,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후 변화 시대,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곧 인류 생존의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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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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