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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보험사 CEO 살인사건 뒤에 보험금 지급거부가 있었다.

보험금 거부율 32%의 현실, 고객 분노 폭발

AI 심사 시스템, 생명 대신 이익을 선택하다

미국 의료보험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비극

조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4/12/11 [09:07]

미국 최대 보험사 CEO 살인사건 뒤에 보험금 지급거부가 있었다.

보험금 거부율 32%의 현실, 고객 분노 폭발

AI 심사 시스템, 생명 대신 이익을 선택하다

미국 의료보험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비극

조동현 기자 | 입력 : 2024/12/11 [09:07]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가 야기한 문제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는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가 뉴욕에서 살해당한 사건이 그 중심에 있다. 지난 12월 4일, 대낮 맨해튼 중심부의 호텔 앞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의료보험 시스템과 보험사 경영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여실히 드러냈다.

 

범인은 소음기가 장착된 총기로 CEO를 살해한 후 센트럴 파크로 도주하였고, 사건 전 뉴욕에 머물며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호텔 직원과 대화하며 얼굴이 촬영되었으나 아직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 최대의 보험사 중 하나로, 이번 사건 이후 주가는 이틀 만에 9%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건이 알려지자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용자들은 CEO의 죽음을 축하하는 듯한 글을 올리며 "죽어도 싸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보험사의 높은 보험금 거부율과 자산 축적 행태가 그들의 분노를 자극한 것이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보험금 거부율이 32%에 달하며, 이는 업계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한다.

 

또한, AI를 활용한 지급 심사로 인해 거부율이 더욱 높아졌다는 비판도 있다. 이 시스템은 회사의 이익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으나, 수많은 고객들에게는 절망과 생명의 위협을 안겨주었다.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은 그 구조적 문제로 인해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매년 약 68,000명이 보험금 지급 거부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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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는 미국 최대의 민간 건강보험사로, 전 세계 수천만 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사는 미네소타주 미네통카에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건강보험 상품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    

 

이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선 생명권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전 승인 제도는 치료나 수술을 받기 전에 보험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환자는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치료 직전 보험금이 거부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며, 이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의 의료비 지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GDP의 18%를 의료비에 사용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은 약 12,00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기대수명은 선진국 중 최하위권이며,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모순은 미국 의료보험 제도의 근본적 문제를 보여준다. 의료 서비스의 품질과 접근성은 낮고, 비용은 지나치게 높다.

 

한국의 경우 의료비 지출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의료 서비스의 품질과 접근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비교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할 점을 시사한다.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은 직장 기반으로 운영되며, 직장을 잃으면 보험도 함께 상실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공적 의료보험은 고령자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가 있지만, 모든 국민을 포괄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국민 대다수가 적절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게 만들며, 의료비로 인해 파산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반면, 공적 의료보험 도입을 시도한 정치적 움직임은 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민주당은 공적 보험 확대를 지지하지만, 공화당은 개인 책임론을 내세워 이를 저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의료보험 개혁은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대규모 의료 제도 개혁이지만, 여전히 3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가 제안한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보험 모델로 주목받았으나, 높은 세금 부담 등을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다. 반면, 공화당은 오바마케어의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의 보험사들이 기존의 운영 방식을 유지하려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험사 경영진에 대한 비판은 높은 연봉과 낮은 보험금 지급률에서 기인한다. 고객들은 보험사의 재정적 이익이 환자의 생명을 우선시하지 않는다고 느끼며, CEO와 같은 고위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이번 사건 이후, 일부 보험사들은 경영진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가짜 CEO를 내세우거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비밀주의는 고객들의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결국,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의 죽음은 미국 의료보험 제도의 심각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높은 보험금 거부율, 비싼 의료비, 그리고 공적 보험의 부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범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의료보험 시스템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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