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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사례로 보는 경영혁신이란?...관료화 된 삼성 ①화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12/03 [09:56]

삼성의 사례로 보는 경영혁신이란?...관료화 된 삼성 ①화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4/12/03 [09:56]

삼성의 경영혁신 역사는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실행력에서 시작된다. 그는 1993년의 "신경영 선언"을 통해 혁신의 필요성을 조직 전체에 각인시키며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당시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강도 높은 메시지로 기존의 타성과 자만심에 찌든 조직 문화를 깨부수는 데 성공했다. 이 선언은 특히 하위직급의 변화와 자율성을 강조하며, 개개인이 혁신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삼성의 품질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도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오늘날의 삼성은 이러한 혁신 정신이 퇴색된 듯 보인다. 회사가 세계적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관료화된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삼성의 많은 하위직급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조직 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느끼며, 자율성 부족과 과도한 통제 속에서 창의적 시도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특히 하위 관리자와 중간관리자들이 조직 내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만든다.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태어나 2020년 10월 25일 별세하였습니다. 그는 1987년부터 삼성그룹의 회장으로 재직하며,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사진=나무위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시기에는 하위직급의 자율성이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오히려 고위층의 지시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관료적 프로세스가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는 특히 "위기의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 큰 문제로 나타난다.

 

과거 이 회장은 삼성이 기술력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위기의식을 조성했지만, 오늘날 삼성의 일부 부서는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는 자만심에 빠져 학습과 개선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삼성의 내부 보고서와 직원 인터뷰에서는 조직 내 타성의 문제와 관료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이 빈번히 언급된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강조했던 '위기의식'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하위직급의 창의성과 도전 정신이 억압받고, 고위층의 지시는 종종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하위 관리자들이 혁신을 시도하려 해도, 상위층의 간섭과 보수적인 조직 문화로 인해 좌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의 관료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의 초창기 혁신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위직급의 역할과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을 부여하고, 동시에 고위층은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외부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조직 내 자만심과 타성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삼성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내부 혁신과 학습 문화가 필수적이다.

 

 

삼성의 경영혁신은 이건희 회장이 강조했던 하위직급의 자율성과 위기의식 조성이라는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의 관료화된 문화는 장기적으로 삼성을 약화시키고, 과거의 성공을 되돌릴 수 없는 유산으로 남길 위험이 있다.

 

자만심과 위기의식...삼성 경영혁신의 도전 과제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유한 기업으로, 전자, 반도체, 모바일 등 여러 산업에서 혁신과 성공을 일궈왔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속에서 삼성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있다. 특히, 경영 내 자만심과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변화의 필요성을 놓치고 혁신을 지체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 내부에는 성공의 상징이자 자만심을 나타내는 요소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고경영진의 사무실 구성이나 조직 문화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화려한 시설과 내부 장식들은 마치 "우리는 이미 충분히 성공했다"는 신호를 보내며, 조직 구성원들에게 현재 상태에 안주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미래를 위한 도전적 목표 설정 대신, 단기적이고 외형적인 성과에 집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 삼성본사 사옥



삼성의 또 다른 문제는 부서 간 단편적 목표에 집중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반도체 부서는 생산량이나 수율에, 모바일 부서는 시장 점유율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각 부서가 개별적인 관리 지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조직 전체를 위한 장기적 목표, 예컨대 ESG 경영 강화나 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 같은 전략적 과제가 간과될 수 있다. 부서 간 협업 부족은 회사 전체의 수익성과 시장에서의 장기적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목표 설정의 문제도 지적된다. 내부적으로 성과를 과장하거나,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는 관행은 삼성이 세계적 경쟁에서 도태될 위험을 키운다.

 

예컨대, 모바일 부서가 "특정 시장에서 점유율 10%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애플이나 화웨이 같은 경쟁사의 기술 진보 속도와 비교했을 때 이 목표가 충분한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할 수 있다. 이는 조직 구성원들이 도전 정신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며, 자만심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삼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강력한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조직의 핵심 가치와 연결시켜 구성원들이 변화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일본 기업 사례에서처럼,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3년 안에 수익을 2배로 늘리겠다"는 식의 현실적이면서도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부 이해관계자의 객관적인 평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삼성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협력업체, 그리고 투자자인 주주들의 피드백을 통해 현재의 성과를 진단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외부의 시각은 내부의 자만심을 깨뜨리고 변화의 필요성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경영혁신의 성공은 최고경영진의 리더십과 더불어 하위관리자 및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 삼성이 장기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타성에 젖은 상위층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조직의 최전선에서 혁신의 실행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외부에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내부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삼성의 경영혁신은 자만심과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현재 상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과 함께, 전 조직이 협력하여 변화와 혁신을 수용해야 한다. 자만심을 낮추고 위기의식을 고취하며, 도전적인 목표와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삼성이 미래에도 선도적 기업으로 남을 수 있는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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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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