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집필한 저서 지식인 안중근에 대해 박종인 교수가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박종인은 자신의 저서 이 매국노 고종에서 고종을 매국 행위자로 규정하며, 이태진 교수가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서울신문 칼럼에서 시작됐다
이태진 전 위원장은 칼럼을 통해 박종인의 주장이 감정적이며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이에 대해 박종인은 해당 칼럼이 편파적이며 오히려 독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고 맞섰다.
박종인은 이태진의 고종에 대한 평가를 문제 삼았다. 이태진 전 위원장이 고종을 근대화 군주로 찬양하며 그의 업적을 강조한 점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종이 국가를 독립으로 이끌었다는 이태진의 주장이 일관된 반박 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식인 안중근에서 고종을 단 한 차례만 언급하고도 매국 행위자를 옹호하는 뉘앙스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박종인은 이태진이 발표한 논문들이 새로운 사료나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으며, 독자들을 기만하는 방식으로 고종의 역사를 미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종인은 일본 외무성의 기밀 문서를 인용하며 고종의 매국 행위를 입증하려 했다. 6,000원의 뇌물과 2만 원의 접대비가 황제에게 전달되었다는 내용과 관련해 이태진은 이를 부인하며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지만, 박종인은 당시 재정난 속에서 이러한 뇌물 거래가 이루어졌음을 명확히 하는 기록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1904년 2월 대한제국 정부가 일본 제국과 체결한 의정서와 관련해 고종이 일본군에 군자금을 기부한 사실 또한 언급되며, 이는 고종이 국가의 이익보다 개인적 안위를 우선시한 행위로 묘사되었다.
이어 박종인은 이토 히로부미와 고종의 금전적 관계에 대해 심도 깊은 분석을 전개했다. 그는 8월 10일 이토 히로부미가 고종에게 군자금 30만 원을 제공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후 추가적으로 고종과 그 가족에게 뇌물로 전달된 금액이 일본 문서에 기록되어 있음을 밝혔다.
박종인은 고종이 이러한 자금 거래를 통해 일본 측과 협력 관계를 강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을사조약 만회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태진이 고종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메가타 단네가 대한제국의 재정을 통제하기 시작한 배경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1905년 10월 메가타가 재정 고문으로 부임하면서 궁중 재정의 혼탁함을 지적하고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고종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메가타는 황실의 용돈 증가를 위해 일본 정부로부터 차입을 권했고, 결과적으로 황실이 일본 자금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메가타는 황실이 세금을 직접 징수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며 재정을 장악했다. 박종인은 이를 통해 고종이 재정적 무능함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보다 전차 노선을 더 빨리 개설했다는 이태진의 주장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박종인은 이 주장이 독자들로 하여금 대한제국의 근대화가 일본보다 앞섰다는 착각을 유도한다고 주장하며, 교토와 나고야 등의 사례를 언급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태진의 고종 찬양이 역사적 맥락을 간과한 편향된 시각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잘못된 역사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종인은 이태진이 헤이그 특사로 잘 알려진 이위종의 연설 사례를 오판의 근거로 제시한 점도 언급했다. 이태진은 이위종이 일본의 통치 개혁을 지지했다는 발언을 고종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연결하려 했지만, 박종인은 이를 근거로 이태진이 고종을 옹호하기 위해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박종인은 고종이 일본 관리들에게 다수의 훈장을 수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를 변호하려는 이태진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훈장을 수여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국권 상실로 이어졌음을 지적하며, 이태진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태진이 고종 시대의 문제를 식민주의 사관으로 일축하려는 편협한 시각을 가졌다고 결론지었다.
박종인은 고종이 국가의 몰락에 책임이 있는 군주였음을 강조하며, 이를 안중근과 관련한 서술 속에서 미화하려는 시도가 역사의 진실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종이 근대적 군주로 평가받기 어려운 이유가 다수의 사료에서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태진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독자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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