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시대, 플랫폼의 역할 재정의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에서의 OTT의 지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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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적인 방송 플랫폼에서 OTT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이로 인해 콘텐츠 제작, 유통, 소비 방식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18년 종영된 무한도전J의 사례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무한도전J은 평균 이하의 인물들이 새로운 미디어 기술과 첨단 장비를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참신한 경험을 제공한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드론 촬영, 증강현실 게임 기획, 그리고 SNS를 활용한 참여형 프로젝트 등을 통해 시대를 앞서갔으며, 이러한 혁신은 프로그램이 종영되기까지 지속되었다.
무한도전의 종영은 단순히 한 프로그램의 종료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 내 세대 교체와 새로운 기술 중심의 변화로 해석되었다. 이후 유재석을 비롯한 주요 출연진들이 OTT와 협력하여 제작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기존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 간 경쟁 구도가 더욱 분명해졌다. 특히, OTT 콘텐츠는 단순히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19년에는 미스트롯이 트로트 장르를 부활시키며 방송계의 또 다른 혁신을 보여주었다. 과거의 미스코리아 대회를 떠올리게 하는 이 프로그램은 젊은 작곡가들과 정통 트로트가 결합하여 새로운 세대와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전통적 장르와 현대적 기술 및 기획의 융합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를 통해 플랫폼 다변화 시대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되었다.
2020년, 미디어 환경은 BBC의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시청 행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영국 Z세대는 BBC와 넷플릭스를 신뢰하는 채널로 꼽으며 OTT 플랫폼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도 2020년 매출이 4,154억 원으로 2019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하며 OTT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러한 변화는 5G 상용화, UHD 기술의 발전, VR/AR 콘텐츠 수요 증가 등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가속화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소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제는 전통적인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 간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새로운 세대는 다양한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며, 이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쇼핑 플랫폼이 웹드라마와 라이브 방송을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교육, 비즈니스, 사교 활동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콘텐츠의 본질과 미디어 플랫폼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OTT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부상은 방송과 통신 융합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플랫폼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가 자리 잡으면서, 기존의 방송 규제와 정책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국가 철학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공공의 역할은 지속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OTT 기업들의 국내 시장 기여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도 중요하다. 이는 세금 부과, 콘텐츠 사용료 부과 등을 통해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미디어 분야의 혁신이 강조되면서, 창작자 양성, IP 관리, AI 기술의 접목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IP 재생산을 위한 자본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것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더불어, 글로벌 콘텐츠 제작 지원과 한국어 콘텐츠 진흥을 통해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은 콘텐츠와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며 전통적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 간의 공존과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산업계는 협력하여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미디어 산업의 성장을 넘어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