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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시작된 문명, 오늘날까지 이어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기독교와 헬레니즘, 로마가 유럽에 남긴 두 축

삶의 여유와 사회적 균형을 만든 로마의 철학

전용욱 기자 | 기사입력 2024/11/20 [09:12]

로마에서 시작된 문명, 오늘날까지 이어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기독교와 헬레니즘, 로마가 유럽에 남긴 두 축

삶의 여유와 사회적 균형을 만든 로마의 철학

전용욱 기자 | 입력 : 2024/11/20 [09:12]

로마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문명 중 하나로 손꼽힌다. 로마 제국은 공공 건축물, 도로망, 그리고 상하수도 시스템 등으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로마의 도로와 수로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기술적 우수성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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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제국은 공공 건축물, 도로망, 그리고 상하수도 시스템 등으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목욕탕 문화가 발전했었다(사진=픽사베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표현은 단지 로마의 권위를 상징하는 말이 아니라, 서유럽 대부분과 독일 일부까지 연결된 광대한 도로망을 건설한 로마인의 구체적인 성과를 반영한다. 이러한 도로망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문명의 전달로 역할하며 유럽의 문화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특히 로마 공화정 말기의 카이사르, 흔히 시저로 불리는 인물은 로마 문명을 서유럽에 전파한 선구자였다. 그는 지금의 프랑스와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 벨기에, 영국 남부의 부족국가들을 복속시키면서 로마의 앞선 문명을 전달해 해당 지역을 개화시켰다. 그의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는 단순한 지배를 넘어 문명의 전달자로서의 영예를 남겼다. 만약 그가 단지 잔혹한 침탈자로만 여겨졌다면, 정복당한 민족들이 그의 업적을 이렇게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로마는 헬레니즘 문명을 계승하며 발전된 로마식 시스템을 통해 유럽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기원후 4세기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기독교가 공식적으로 승인되고, 이후 테오도시우스 황제 때 국교로 채택되면서 로마는 기독교 세계의 중심지가 되었다. 비록 초기 300년 동안 기독교를 박해했던 역사가 있지만,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인정하고 국교로 삼으면서 기독교는 세계종교로 자리 잡을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결정이 아니라 로마의 정치적 계산이기도 했지만,결과적으로 기독교가 유럽과 세계에 퍼지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스 문명을 기반으로 다신교 국가였던 로마는 이런 변화로 기독교 세계의 종주국으로 발돋움했고, 비잔티움 제국 시대에는 동방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막아내는 역할을 했다. 이는 기독교 세계의 보호자로서 로마가 서 1,000년 동안 지녔던 상징적 지위를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에서 로마는 종교, 정치, 철학, 예술 등 유럽 문명에 자양분을 공급하며 중세, 르네상스, 근대, 그리고 산업혁명을 통해 현대에 이르는 유럽의 근본적인 틀을 형성했다.

 

로마 문명의 특징 중 하나는 합리적이고 관용적이며 실용적인 전통이다. 이는 오늘날 유럽인의 주요 가치로 계승되었다. 물론 유럽 역시 역사적으로 수많은 실수와 오점을 남기며 이상을 실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그들은 언제나 로마라는 정신적 기둥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유럽이 수많은 전쟁과 혁명,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 혼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특히 르네상스 시기에 다시 부흥한 고전 그리스 사상은 로마와 비잔티움 제국이 고대 유산을 보존해온 덕분이었다. 중세 유럽 문명은 로마의 멸망과 함께 태어나 그 유산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로마의 유산은 단순히 물질적 기반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주로 남아 유럽 문명의 핵심을 이루었다.

 

로마 문명은 건축과 기술, 그리고 사회적 구조에서도 놀라운 유산을 남겼다. 로마의 도로망은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었으며, 제국 전체의 도로 길이는 약 8만 킬로미터에 달했다. 대표적인 도로인 아피아 가도는 오늘날까지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 또한 로마는 상수도망을 발달시켜 도시 로마에만 총 350킬로미터에 달하는 수로를 구축했으며, 공중목욕탕을 통해 위생과 생활 수준을 높였다.

 

이러한 인프라는 단순히 물리적인 편리함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로마의 사회는 비교적 평등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으며, 여성들에게도 기본권을 인정했으나 정치적 권리는 부여되지 않았다. 원로원을 의미하는 ‘Senatus’는 오늘날 상원(Senate)의 어원이 되었으며, 로마 문자는 현재 영어 알파벳의 기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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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독일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고대 로마제국과의 연관성을 내세운 히틀러는 로마제국의 독수리 문양과 나치식 경례를 차용하며 이를 주요 상징으로 활용했다.    

 

로마 문명은 현대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빠르고 효율적인 한국의 현대 시스템과 달리, 로마를 포함한 서구 사회에서는 여유와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당일 모든 대중교통이 중단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는 한국인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서구 사회에서는 이런 여유와 균형이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서비스 속도가 느리고 절차가 복잡해 보이는 서구의 모습은 한국인들에게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여유를 보장하려는 시스템의 일환이다.

 

로마가 남긴 유산은 오늘날 세계 각국의 문화와 제도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영광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인류의 진보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로마는 단순히 한 문명이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집합적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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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월간 기후변화 기자
내외신문 전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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