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식품의 역습.... 남태평양 지상낙원의 건강 위기""자연 속 삶이 가져온 건강의 이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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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비밀 팀이 남태평양의 한 섬을 찾았다. 이곳은 푸른 산호초와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섬 주민들의 건강 상태는 의외로 심각했다. 주름진 얼굴, 불룩 튀어나온 배, 가늘고 약한 팔다리가 이들의 삶의 질을 암시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 섬에서 50세 이상은 장수 노인으로 불리며, 중년층의 대다수는 비만, 당뇨, 심장병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이 섬이 이렇게 건강의 위기에 처하게 된 배경에는 고지방 가공식품의 보급이 있었다. 주민들은 과거 자연에서 얻은 생선과 열대 과일로 식생활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시지, 햄, 고기, 식용유 등 고지방 식품에 의존하게 되었다. 건강에 해로운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면서 비만과 각종 성인병이 급속히 증가한 것이다.
지방은 단위 중량당 가장 높은 열량을 지니고 있으며, 과다 섭취 시 체내에 축적돼 비만을 유발한다. 지방은 단순히 피부 아래 쌓이는 피하지방뿐만 아니라, 혈관에 쌓이는 내장지방으로 변형돼 더욱 위험해진다. 특히, 내장지방은 동맥벽에 침착되어 혈관을 좁히고 경화를 일으키며, 이는 뇌졸중과 심장병으로 이어진다.
지방 섭취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높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도한 지방 섭취는 전립선암과 유방암, 대장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암들은 현재 한국에서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서구식 고지방 식품의 섭취가 증가하면서 발병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장암의 경우 지방이 담즙산의 과잉 분비를 유발하며, 이 담즙산이 장 점막을 자극해 암의 전 단계인 폴립을 생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모든 지방이 해로운가? 그렇지 않다. 지방은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 중 하나로, 세포의 구성 요소이자 비타민 흡수의 필수 성분이다. 또한 장기 보호와 체온 유지 등 다양한 생리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문제는 섭취하는 지방의 양과 질이다. 예를 들어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있으며, 포화지방산은 주로 동물성 지방에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동맥경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방 유형은 트랜스지방이다. 트랜스지방은 식품 가공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지방으로, 콜레스테롤 균형을 무너뜨려 심장병과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트랜스지방은 패스트푸드와 스낵류, 빵, 가공식품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흔히 섭취되는 문제성 지방이다. 트랜스지방 섭취가 2% 증가하면 심장병 발병률이 28%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편, 핀란드 북까렐리아에서는 지방 섭취가 많은 지역 특성상 심장병 사망률이 높았으나, 30년간 진행된 ‘북까렐리아 프로젝트’로 지방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장려한 결과 심장병 사망률이 82% 감소했다. 이처럼 지방 섭취의 균형과 개선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방 섭취는 패스트푸드의 영향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과도한 지방 섭취가 우려되며, 이는 심장병과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고지방 식품과 트랜스지방이 다량 포함된 식품을 피하고, 올바른 지방 섭취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