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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사] 워싱턴 디시 지하철 편의시설 점검기

강샘 | 기사입력 2010/10/23 [21:02]

[전기사] 워싱턴 디시 지하철 편의시설 점검기

강샘 | 입력 : 2010/10/23 [21:02]
출입구 진입부터 갈아타기까지 거의 완벽
편의시설 연계 잘돼 주변시설 이용도 편리


▲버지니아의 비엔나 전철역.
워싱턴 디시(Washington D.C.)는 미국의 심장부다. 백악관과 의회가 위치해 있고 그 외의 각 주요 기관이 이곳에 운집해 있다. 그런 만큼 각 제도에 있어서도 고도로 발달 되어 있고, 그래서 많은 국가에서 로비스트들이 이곳을 찾는다. 또한 여름이면 미국의 각 학교에서 각 학생당 수천 달러씩을 들여 이곳에 수학여행을 보내기도 한다.

워싱턴 디시는 장애 제도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장애인들을 위해 다각적으로 제도를 마련해 재활을 돕고 있다.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 되어야 하는 것이 이동권이다. 본 통신원은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장애인을 위한 이동권 보장이 모두 잘 되어있는 곳에서 살아 왔지만, 워싱턴 디시만큼 발달한 곳은 없었다.

본 통신원은 이미 작년에 이곳에서 상원 의원 인턴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이동권에 대해서 직접 체험하면서 조사를 한 바 있어서 가지고 있는 사진 자료 등으로도 충분했지만, 에이블뉴스의 독자들에게 좀 더 현실감 있는 기사를 쓰고 싶어서 오늘 아침 다시 집을 나서 보았다.

워싱턴의 장애인을 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시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전용 중형 버스와 시내버스들이 있지만, 이곳의 진정한 자랑거리는 '메트로'(Metro)라고 불리는 전철이다. 워싱턴 중심부에서 사방으로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메트로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까지 연결된다.

통신원은 버지니아 주 방향으로 뻗어 있는 종착역 페어팩스 전철역에 들어갔다. 수많은 버스 정류장들이 늘어서 있는 곳을 지나 역사로 들어가 크레디트 카드로 10달러짜리 티켓을 구입했다. 여러 대의 티켓 구입 머신이 늘어서 있는 가운데 입구에 가장 가까운 한 대는 장애인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카드 투입구와 숫자를 누르는 곳이 낮게 설치되어있었다.

뽑아 든 티켓을 가지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메트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통 두 번의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세 레벨이 있는데, 첫 번째는 스트리트 레벨이라고 해서 지면을 말한다. 그 다음이 '메즈니'레벨이라고 부르는 데 이곳에서 보통 표를 구입하고 개찰구를 지나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트레인 레벨에 이른다. 이곳에 플랫폼이 마련되어있고 전철을 탈 수가 있는 것이다.

▲비엔나 역에 있는 전철 노선도. 이 노선도에서 보는 것처럼 전철이 거미줄처럼 워싱턴지역 곳곳에 닿게 되어있고, 주요 건물들이 거의 전철역에서 직접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보통 비장애인들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어느 엘리베이터를 막론하고 문이 열리면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다는 녹음 방송이 나온다.

통신원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플랫폼에 이르렀다.

행 선지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모이는 펜타곤 시티다. 이곳까지 드는 비용은 4달러가 조금 못 된다. 워싱턴 디시의 장애인 신분증이 있으면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살 수가 있다. 펜타곤 시티에 가려면 오렌지 라인을 타고 로사린 역에서 내려 블루라인으로 갈아타야 한다.

웅장한 기계음을 내며 전철이 다가 온다. 문이 열려 통신원은 휠체어를 굴려 전철 안으로 들어갔다. 출근 시각이 지나서 전철 안은 몇 사람만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다. 전철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장애인들의 휠체어가 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넓게 비어있다. 그러나 그곳에 들어가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문 옆에 있다가 행선지에 이르면 그냥 나온다.

잎을 벗은 앙상한 겨울나무들을 보며 로사린 역에 내렸다. 펜타곤 시티에 가려면 다시 블루 라인을 타야 한다. 갈아타는 것은 간단하다. 워싱턴의 전철 갈아타기는 간단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만 오르거나 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통신원은 다시 블루라인으로 갈아타고 미국 국무성 근처의 펜타곤 시티를 향했다.

펜타곤 시티에 도착해 전철을 내려 쇼핑몰로 향했다. 쇼핑몰은 전철역에서 그대로 연결 되어있기 때문에 날씨가 궂어도 지장을 받지 않고 쇼핑을 할 수가 있다.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각종 상가가 늘어선 곳을 이곳저곳 돌아다녀 보았다. 휠체어로 돌아다녀도 어디 한군데 불편한 데가 없었다.

다시 전철로 돌아와 이번에는 옐로 라인에 올라갔다. 옐로 라인은 워싱턴 중심부로 들어가는 전철이다. 강을 건너 워싱턴 중심부에 이르자 퇴근 때와 맞물려 수많은 승객들이 플랫폼을 채우고 있었다. 전철역도 높은 반원형으로 웅장하게 지어져 있다. 그곳에서 다시 오렌지 라인으로 갈아타고 페어팩스로 돌아왔다. 몇 시간의 전철 이용에서 유럽 같은 방어벽(screen door)이 설치되어있지 않아 좁은 통로를 지날 때 다소 불안감을 주는 것 외에는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샘 강(Sam Kang)씨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1급 장애인으로 2004년 미국 버클리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워싱턴 디시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내 장애인관련 소식을 전해주는 에이블뉴스 미국 통신원으로 이 달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티켓을 구입하는 기계.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이용하도록 설치해 놓은 엘리베이터. 모든 역에 설치되어있다.
▲전철 안의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공간이다.
▲전철 내부. 출퇴근 시각이 아니어서 승객이 별로 없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는 몸을 움직이기 힘들정도로 복잡하다. 아무리 복잡해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는 데는 우선권이 주어져 전철을 놓치는 일은 거의 없다.
▲전철 밖 풍경.
▲전철에서 내리면 엘리베이터가 있는 방향을 안내해 주는 표시판이 전 구간에 설치되어있다.
▲길에 있는 전철 엘리베이터. 각 역에 이와같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있고, 이곳에 들어가 지하로 내려가면 간단하게 전철을 이용할 수가 있다.
▲스테이션 가이드. 이곳에서 전철이용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철에서 연결되는 버스노선도 안내해 준다.


미국/샘 강 통신원 (ssjmkang2000@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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