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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옥빈: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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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옥빈

강민숙 | 기사입력 2022/12/09 [20:08]

드라이버- 옥빈

강민숙 | 입력 : 2022/12/09 [20:08]

 

드라이버

 

-옥빈 시인

 

 

손잡이가 달린 철 막대가 전부다

참 보잘것없고 소박하다

십자나 일자 더하거나 빼는 일

이미 정해진 길이지만

오늘 무언가에 쫓기며 살아온 것처럼

일의 끝머리에서

마지막 부품을 조이거나 커버를 덮으며

다시는 나사 풀리는 날이 오지 않기를

흔들리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필요한 곳에서 나는

큰 힘을 내려는 것이 아니라

큰일을 해내고 싶은 것이다.

각기 다른 부품이나 기능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지는

그곳에 동참을 하고 싶은 것이다

기계문명의 기초였던 나는

지금도 소리 없이 일하고 있다

격렬하거나 창조적이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풀고 조이던 날들

어느새 멋진 가계家計를 만들어 놓았다

 

 

▲옥빈 시인

 

 *1993년도 <문학세계>로 등단,

*'그대 가슴까지 붉게 물들이겠어요' '업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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