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성에 대한 욕망’ 사회 억압 속에도 ‘불멸의 가치’ 성에 대한 인문학! 다양한 탐색 여정 돋보인 수작
● ‘인간평등의 필수조건’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아간다. 행복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풍요로운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다. 연인과 부부 사이에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건강한 인식은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인 동시에 행복한 삶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우리는 과연 성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불멸의 성(性)』(출판 노드미디어)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쾌락과 욕망의 배설이라는 성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인문학의 관점에서 성을 주제로 쓴 것이다. 타이틀이 ‘불멸의 성’이란 것도 인간의 성은 끊임없이 계속 재생산되어 왔으며 성에 대한 욕망 또한 시대와 사회의 억압 속에서도 멸망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이 학문의 영역에서 성과학(Sexology)으로 자리한 것처럼, 인문학으로 보는 성교육이 필요하며 모든 성은 동등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녀의 성 문제는 관계 사이에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더 세밀히 살펴보면, 성에 대한 편견과 억압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여성뿐 아니라 인종에 대한 차별의식,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이다.
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으로 무장한 상태를 색맹(色盲)이라고 보는 작가의 관점은 더 나아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아동에 대한 성범죄와 군대 내 성범죄’를 방지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는 『불멸의 성(性)』 끝말에서 성교육은 인문학의 교양에서 출발하여 유치원부터 노인 세대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전문기관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범죄 또한 법과 처벌로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성범죄가 점점 더 반인간적이고 폭력성이 심각해지는 현실 속에서 성에 대한 인문학적 유용한 지침서로 적극 추천한다.
● 본서의 핵심! ‘주요 내용들’
<장애인의 성> 사람들은 장애아의 성을 이야기할 때면 성적 욕망이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거나 과소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장애인은 신체의 온기와 쾌락을 갈망하지만, 불공평한 이데올로기에 결박된 채 암흑의 나라에 감금되어 영원히 환한 세상을 보지 못하는 처지와 같다.
2012년 공개된 미국의 드라마 영화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세션, The Sessions)은 한 장애인의 생존기인 동시에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뜨거운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던 영혼의 비망록(備忘錄)이다.
<노인의 성> 요즘 젊은이들은 노인들이 무슨 성을 논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예 노인을 무성적(無性的) 존재로 인식하곤 한다. 인간의 성은 죽는 날까지 외면할 수 없는 근원의 문제이며, 건강이 유지된다면 아무리 고령이라고 성적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노인 성문제 해결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9년 5월 28일 개봉한 독일 영화 ‘우리도 사랑한다’에서는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 반하여 섹스를 하는 장면이 벌거벗은 몸을 그대로 보여준다. 쭈글쭈글한 손과 백발에 늙은 할아버지와 배 나오고 주름진 얼굴에 배와 엉덩이 살이 두둑한 할머니의 정사(情事) 장면은 사실적이면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군대 내 성문제> 군대 내 성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며 군대 내 성범죄를 근절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남성 병사보다 성 관련 문제를 경험한 여군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여군 대상 성범죄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 역시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는 우울증과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군대 내 성 평등 문화를 정착하여 남성 병사와 여군 모두가 성 문제 걱정 없이 군 복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성소수자> 유독 성소수자(性少數者>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인권침해는 이들을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자원이 없음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다. 성소수자 학생들은 비밀을 지켜주지 않거나 자신의 성적 지향 또는 성정체성을 비난할 것이 두려워 교사들에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영화 ‘캐롤’은 한 여성이 다른 한 여성을 사랑하면서 겪는 사회적 갈등과 이별,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성애자가 정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요한 점은 이성애든 동성애든 한 인간으로서 행복할 권리는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섹스로봇> 우리 사회에서는 섹스로봇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그러나 머지않아 닥칠 문제이다. 2017년 영국의 ‘책임 있는 로봇연구재단(Foundation for Responsible Robotics)’은 섹스로봇의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섹스로봇이 부부의 성욕 불균형을 해소하고 성관계 상대를 찾기 어려운 사람이나 노인, 장애인 등에게 혁신적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여성이나 소아성애, 성폭행 등에 대한 욕망을 만족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지점에서 섹스로봇은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또 어떤 파장을 미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추천사 “성에 대한 다양한 탐색 여정 돋보여”
◒ 섹스 이야기가 ‘인간의 몸’에 그치지 않고 철학이 되고 역사가 되고 정치가 되며 편견에 대한 저항이 되었다. 쾌락 대신 인문학으로 읽는 『불멸의 성』, 진즉에 나왔어야 할 책을 이제야 만난다. <박지현 방송작가>
◒ ‘불멸의 성’은 은밀한 성의 세계를 역사적, 문화인류학적, 예술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다룸으로써 그동안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편견에 사로잡혔던 독자들에게 성적 상상력의 세계를 한껏 확장시킨다. <임미성 재즈보컬리스트>
◒ 성(性)은 누구에게나 부끄럽고 이야기하기 막막한 주제다. 이 책의 저자는 성 풍속의 역사 및 영화, 억압, 평등, 웰빙 성생활 등을 담대하면서 정갈하고 조리 있게 풀어내었다. <정상섭 KBS N Director>
◒ ‘불멸의 성’은 동성애, 장애인의 성, 노인의 성, 섹스리스, 인공지능 시대의 사랑 등을 통해 성에 대한 다양한 탐색이 돋보인다. <이공희 영화감독>
◕ 임해리 저자 프로필 서울 북촌에서 출생. 저자 임해리는 단국대학교에서 『조선후기 여성인물전과 여성문집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를 첫 출간으로 2005년에 서울신문에서 『임해리의 색색남녀』를 연재했다. 특히 『SQ(성적지능지수)』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를 통해 남녀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을 위한 혁신적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현재는 파주에 정착하여 성을 콘텐츠로 <헬렌 Q>라는 유튜브를 준비 중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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